7일(현지시각)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이 개막했습니다. 같은 날 열린 쇼트트랙 경기에선 전통의 강호 한국 대표팀이 메달을 휩쓸었는데요. 해당 종목에 걸린 아홉 개의 금메달 가운데 여섯 개를 한국이 독식(?)했습니다. 이는 역대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최다 금메달 획득 기록이기도 해요. 1999년과 2003년 세운 기록과 동률입니다.
쇼트트랙 대표팀이 딴 메달은 총 13개. 혼성 2000m 계주가 넘긴 금빛 배턴은 여자 1500m의 박지원, 남자 1500m의 김길리가 이어받았습니다. 여자 500m와 1000m에서 최민정이, 남자 1000m에서 장성우가 금메달을 추가했고요. 특히 최민정은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500m에서 우승하며 중국의 7연승을 저지했습니다. 이 부문에선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어요. 최민정, 김길리, 이소연이 각각 금-은-동메달을 획득하며 포디움을 차지한 거죠.
아쉽게도 남녀 계주에선 메달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남자 대표팀(박지원, 장성우, 김태성, 박장혁)은 5000m 계주 결승에서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실격 판정을 받고 말았어요. 중국으로 귀화해 대표팀이 된 린샤오쥔(임효준)이 추월을 시도하던 중 우리 팀의 박지원과 부딪혀 넘어졌는데요. 박지원은 가까스로 페이스를 되찾았지만 심판은 이때 박지원이 반칙을 했다고 봤습니다. 마음을 다잡기 쉽지 않았을 듯하지만, 박지원은 경기 후 의연하게 “너무 재밌었다. 우리가 치열하게 경쟁해야 팬들이 더 재밌게 보실 것”이라고 했어요. 여자 3000m 계주도 중국과의 충돌이 발목을 잡으며 4위로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이처럼 여전한 위용을 뽐낸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오랜 라이벌’이라 칭한 중국 대표팀 장징 총감독이 입을 열었습니다. 감독은 “한국 상대로 금메달을 따기란 호랑이의 이빨을 뽑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는데요. 한국과의 경쟁이 가장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면서요. 그는 최민정과 김길리를 ‘한국 최고의 선수’로 꼽으며 “경험도 풍부하고 실력도 뛰어나다”라면서도 “중국의 여자 선수들도 스피드와 지구력을 갖췄기 때문에 그들(최민정, 김길리)과의 격차는 조금씩 줄어드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대회를 멋지게 마감한 쇼트트랙 대표팀은 10일 귀국했는데요. 아직 경기가 남은 스피드 스케이팅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이미 여자 500m에서 김민선이 금메달 1개, 이나현이 은메달 1개를 딴 데다가 팀 스프린트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상황이거든요. 남자 500m에선 김준호가 동메달을 땄고요. 남자 팀 스프린트 대표팀(김준호, 차민규, 조상혁)이 2위에 등극한 상황입니다. 11일에는 스피드 스케이팅 남녀 1000m과 팀 추월이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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