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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아무것도 쓸모없는 잡초라 했는가…잡초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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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농업 이야기 204]

넌 이름이 뭐니 ‘이름 모를 풀, 잡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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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어느 보리밭에 지칭개가 홀로 피어 있다. ©농촌진흥청

논과 밭, 그리고 길가에 난 여러 가지 풀들을 보면 우리는 흔히 잡초라고 말한다. 내가 이름을 정확히 알지 못할 때 일단 잡초라고 하면 틀린 말은 아니니까 굉장히 편리한 대명사이다.

그럼, 실제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의 범위가 잡초에 해당할까?

잡초는‘재배하고자 하는 작물 이외에 발생한 모든 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잡초를 설명하기 위해 흔히 쓰이는 말이 ‘콩밭에 자라는 인삼은 잡초다’이다. 만약 위의 정의에서 재배적인 측면을 제외하면 잡초란 그냥 어딘가에서 자라고 있는 풀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식물체를 일컬을 수도 있다. 이러한 잡초의 관리는 작물 재배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농작업에서 가장 힘들고도 중요한 작업의 하나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잡초라고 하면 부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가수 나훈아 선생님의 ‘잡초’라는 노래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 부는 언덕에 이름 모를 잡초야, 한 송이 꽃이라면 향기라도 있을 텐데, 이것저것 아무것도 없는 잡초라네’

하지만, 이는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우리가 농경지가 아니라 언덕 위에 핀 이름 모를 잡초에 의미를 부여하면 그것은 하나의 꽃이 되기 때문이며, 흔한 들녘에 피는 이름 모를 꽃들도 다양한 향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잡초는 우리가 사용하기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변화할 수 있다. 집 마당이나 연인에게 선물하는 꽃으로 사용하면 조경이나 원예식물로, 배탈이나 설사 등 탈이 나는 경우 약초로 사용되면 약용식물로, 농경지에서 큰 문제 중 하나인 피의 경우 과거 먹거리가 부족한 시절에 구황작물로써 활용되었듯이 잡초는 쓸모가 없는 풀이 아닌 아직 쓸모를 찾지 못한 풀로 봐야 할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경사지나 논둑에 자라는 잡초는 토양이 침식되는 작용을 억제하기도 하며,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유기물을 공급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그야말로 새로운 유전자원이나 천연의약물질을 지닌 식물자원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잠재력을 가진 풀이다.

본 글에서는 앞서 소개한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풀, 잡초가 우리 삶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 예를 들어 소개하며, 반대로 농업 현장에서의 문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잡초의 활용(1)

△여뀌 (조경식물과 원예식물)

최근 집 근처 산책로를 걷다 보니, 익숙한 잡초가 보였다. 그리고 옆에는 여뀌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이를 모르는 사람한테는 그냥 들꽃이네 하고 지나갈 수 있지만, 잡초를 연구하는 나로서는 여뀌를 저렇게도 사용하는구나 라는 감탄의 순간이었다. 또, 꽃다발이 필요해서 꽃집을 방문하니, 꽃다발 속에 장미 같은 주요 꽃들이 돋보이도록 도와주는 부재료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는 여뀌가 있었다. 그냥 논에서 문젯거리였던 잡초를 누군가는 꽃으로서의 아름다움을 보고 저렇게도 사용이 가능하구나 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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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뀌(왼쪽)와 개여뀌(오른쪽) ©NCPMS

잡초의 활용(2)

△개똥쑥 (약용식물)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있다. 먹음직스러운 살구처럼 보이지만 막상 먹어보면 떫고 셔서 별반 쓸모가 없을 때 앞에 ‘개-’라는 표현이 종종 붙는다. 그중에도 ‘개똥-’이면 얼마나 하찮다는 뜻일까? 이렇게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줄 알았던 개똥쑥은 사람에게 매우 도움이 되는 약으로 변신했다. 개똥쑥 속에는‘아르테미시닌’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이 성분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사용된다. 또한 해열, 진통, 피부 과민 반응, 항암 등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잡초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모르는 많은 유익함을 가지고 있다.

잡초의 활용(3)

△올방개 – (구황작물)

최근 손두붓집에서 투명하면서도 거무튀튀한 묵을 본 적이 있다. 도토리묵과는 비슷한 듯 다르게 생긴 처음 보는 묵이라 사장님한테 물어보니 올방개묵이라고 하였다. 내가 아는 올방개는 아주 작은 종자를 가진 논에서 많이 나는 잡초이다. 그 작은 종자로 묵을 만들려면 얼마나 많이 모아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올방개묵은 종자가 아니라 올방개의 땅속뿌리 괴경의 전분을 활용하여 만든다고 하였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며, 사장님께서는 은근히 별미라고 이야기해주셨다. 이외도 피, 냉이, 씀바귀, 고들빼기 등 다양한 잡초들이 과거 구황작물로서, 현재는 별미로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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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의 피해

이렇듯 다양한 이점을 가진 잡초지만 농사를 짓는 처지에서는 초대하지 않은 불청객이나 다름없다. 우선 농경지에 잡초가 발생하면 기본적으로 수확량이 감소한다. 한정된 논과 밭에 잡초가 자라면서 서로 생존하기 위해 공간과 양분을 경쟁하며, 서로 살아남기 위해 상대방의 성장을 방해하는 물질을 생산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병이나 해충의 도피처로 사용되기도 하며, 농기계로 작업을 하는 데에도 방해가 된다.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제초제를 사용하거나, 잡초가 자랄 공간을 없애기 위해 비닐이나 부직포를 설치하고, 심지어 사람이 직접 손으로 뽑아야 하는 상황에 마주칠 때도 있어, 잡초의 관리에는 노동력과 비용이 투입되어야 하므로 농업인에게 경제적인 피해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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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방개(왼쪽)와 올방개 괴경(오른쪽) ©NCPMS(좌), 농경지 잡초 조사 방법 및 논잡초 분류동정 자료집(우)

잡초관리 방법

그러면, 잡초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잡초는 보이기 전에 관리해야 한다. 눈에 띄는 순간부터 고난이 시작되기 때문에 작물을 재배하기 이전 단계에서부터 하나하나 준비해야 한다. 종자의 경우 잡초 종자가 혼입되지 않은 깨끗한 종자를 구해야 한다. 농작업 도구에 묻은 흙 속에도 잡초가 존재하며, 심지어 농수로를 통해서도 유입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작물 재배시 모종을 키워 심음으로 잡초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도 하고, 심는 밀도를 높여 잡초가 자랄 수 있는 공간을 억제하기도 한다. 만약 이러한 과정이 실패하여 잡초와 마주하게 되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람이 직접 손제초를 포함한 예초작업에 투입된다. 일반적으로는 제초제를 사용하여 잡초관리를 하게 된다. 제초제는 잡초가 발생하기 전이나 발생한 후에도 사용할 수 있게 구분되어 있고, 가장 손쉬우면서도 빠른 효과를 줄 수 있으나, 위험성이 있으므로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잡초 연구 및 방제

농업 현장에서의 잡초 관리는 녹록지 않은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농촌의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농경지의 대면적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더욱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되는 잡초에 대한 방제 제초제를 선발하거나, 새로운 제초제 처리 방법과 체계를 구축하며, 장기적으로는 무인항공기를 접목하거나, 작물과 잡초를 영상으로 구분하여 방제하는 방안 등 농업 현장에서 도움이 되는 다양한 잡초 관리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글=원옥재 국립식량과학원 생산기술개발과 농업연구사

정리=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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