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높은 효율성과 낮은 유지비용으로 주목을 받던 디젤차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가솔린차에 밀리고 하이브리드·전기차 등의 친환경차에 치이며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심지어 액화석유가스(LPG)도 디젤을 추월했다.
![기아 카니발. / 기아](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274/image-434f4444-5a13-4f1d-932b-5963fdfaa226.jpeg)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신규등록 차량 대수는 총 164만6000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4만9000대 증가한 수치다.
연료별로 등록 대수를 살펴보면 가솔린이 68만6000대로 가장 많았으며 하이브리드가 51만2000대로 뒤를 이었다. 또 LPG는 16만1000대, 전기는 14만7천대로 나타났다. 디젤차의 경우 12만9000대에 불과했다.
주목할 부분은 유일하게 디젤차의 등록 대수만 뒷걸음질 쳤다는 점이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누적등록대수를 기준으로 가솔린과 LPG는 모두 증가했지만 디젤차는 39만9000대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친환경차 비중은 62만6000대 상승했다.
디젤차 선택 비중이 높았던 수입차 시장도 크게 변화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연료별 등록 대수 비중을 보면 하이브리드가 13만4426대로 전체 중 51.1%를 차지했으며 가솔린 6만2671대(23.8%), 전기 4만9496대(18.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9174대(3.5%), 디젤 7521대(2.9%) 순으로 나타났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하이브리드 비중에 포함하면 유일하게 디젤차만 한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한 꼴이 된다.
디젤차의 감소는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정책과 강력한 규제,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포터 LPG 모델. / 현대차](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274/image-4ff1ca33-b0ea-485b-afd1-a52f9681fb94.jpeg)
일례로 지난해 1월 정부는 대기관리권역 특별법을 시행하며 어린이 통학버스를 비롯한 택배 화물차량, 여객 운송용 사업 차량의 디젤차 신규 등록을 막아섰다. 이에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포터 Ⅱ와 봉고의 디젤 모델을 단종하고 LPG 모델을 투입했다. 디젤차가 주를 이루던 시장에서 디젤 등록이 막히면서 LPG의 비중이 크게 들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2023년 3.8%였던 LPG 판매 비중은 지난해 9.8% 두 배 이상 늘었다.
디젤차는 뛰어난 연료 효율성으로 인한 낮은 유지 비용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던 모델이다. 디젤차의 인기가 높아지자 국내외 완성차 제조사들은 경차를 제외하고 대부분 모델에 디젤 엔진을 탑재하는 등 디젤 열풍에 동참했다.
하지만 지금은 디젤차의 선택지가 대폭 줄며 상황이 완전히 반전됐다. 다수의 완성차 제조사는 디젤 엔진 개발을 중단하고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의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경우 G90을 제외한 모든 모델에 2.2리터(ℓ) 디젤 엔진을 투입했다. 하지만 현재는 디젤 엔진을 들어내고 직렬 4기통 2.5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현대차 스타리아. / 현대차](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274/image-c6728cca-d796-47a7-a6ab-b7865d77f06e.jpeg)
현대차도 디젤의 흔적을 말끔히 지우고 있다. 과거의 경우 SUV는 물론 쏘나타, 그랜저, 아반떼 등 주력 모델에 모두 디젤 라인업을 마련했지만 현재는 모두 가솔린 혹은 LPG 파워트레인만 적용되고 있다. 현대차 라인업 중 디젤 엔진이 탑재되는 모델은 상용차를 제외하고 스타리아가 유일하다.
기아는 주력 모델인 쏘렌토와 카니발에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두 모델을 제외하고는 하이브리드 혹은 전기, 가솔린 파워트레인이 적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모델 변경 시점에서 디젤 엔진이 제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현재 국내에 그랑 콜레오스를 비롯해 아르카나, QM6, SM6, 마스터를 판매하고 있으며 디젤 엔진이 탑재되는 모델은 마스터가 유일하다. 또 한국지엠 쉐보레 브랜드는 전 모델에 가솔린 모델을 탑재하고 있다.
![KG 모빌리티 렉스턴 스포츠&칸. / KG 모빌리티](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274/image-3399a3de-2587-4144-9ae7-c10b3eee0c22.jpeg)
KG 모빌리티(이하 KGM)는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칸 모델에만 2.2ℓ 디젤 엔진이 탑재되고 있다. 판매량을 견인하고 있는 티볼리, 액티언의 경우는 모두 가솔린 엔진만 탑재된다. 향후 KGM은 픽업트럭 브랜드 무쏘의 첫 번째 모델인 전기 픽업트럭 공개를 앞두고 있어 렉스턴 스포츠·칸의 판매량을 일부 가져오며 디젤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 업계의 경우에도 디젤 선택지가 많이 줄었다. 대표적으로 클린 디젤을 강조하던 폭스바겐코리아는 골프와 투아렉만 디젤 모델을 들여오며 디젤 선택지를 대폭 줄였다. 또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는 ▲E-클래스 S-클래스 ▲G-클래스 ▲GLB ▲GLC ▲GLE ▲GLE 쿠페 ▲GLS 등에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BMW 뉴 X3. / BMW 코리아](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274/image-37865f98-5d1e-4836-aa94-5c5996f885b1.jpeg)
지난달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BMW는 X 라인업 중 X2를 제외한 모델에 모두 디젤 엔진이 탑재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 디젤인 아닌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한 엔진이다.
세단의 경우 3시리즈, 5시리즈, 7시리즈의 디젤 모델이 판매 중이다. MPV 모델인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에도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제조사는 디젤 엔진 모델을 판매하고 있지만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더하는 등 환경성을 개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해당 디젤 모델들은 판매량이 가솔린에 비해 많지 않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에 집중하면서 디젤 선택지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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