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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지속된 올겨울 연탄 가격은 상승했지만 반대로 기부는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에 폭설까지 겹친 가운데 달동네 등의 빈곤 가정은 고통이 커지고 있다.
7일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에 따르면 2024년 연탄 기부는 총 298만 2193장으로 전년 402만 9155장에서 100만 장가량 줄었다. 연탄은행이 확보한 연탄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2만~3만 가구에 기부됐지만 지난해 1만 4823가구에 그쳤다.
연탄 기부가 줄어든 이유로 위축된 ‘기부 심리’가 꼽힌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등 연말연시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 사고에 소비는 물론 기부 심리까지 얼어붙은 것이다. 허기복 연탄은행 대표는 “촛불시위, 세월호 사건, 코로나19 등 중 국가적 이슈가 있을 때 연탄 기부가 줄어든 경향이 있다”면서 “이번에도 기부가 많이 줄어 먼 지역에 어르신들에게는 연탄을 전달하지 못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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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지속되며 연탄을 평소보다 많이 때야 하지만 치솟은 가격에 기부까지 줄어 비용 부담은 더욱 늘고 있다.
정부가 정한 연탄의 최고 판매 가격(1호탄 기준)은 판매소 가격 656.75원으로 전국 단일 가격이며 2018년 11월 동결됐다. 소비자 가격은 판매소 가격에 더해 각지에서 자율적으로 책정하는 배달료가 포함된 금액으로 동결 당시 장당 평균 800원에 거래됐는데 꾸준히 증가해 올해 900원까지 평균가가 상승했다. 산간·도서 지역 등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의 가격은 최대 1100원까지도 올라간다.
문제는 배달료가 실질적인 연탄 소비자 가격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연탄 공장들이 줄지어 문을 닫으면서 먼 지역에서 연탄을 수급해야 하기 때문에 운송료와 배달료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허 대표는 “지난해 서울의 마지막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이제는 서울 지역의 연탄도 동두천에서 가져와야 한다”며 “이런 운송비가 결국 연탄 가격 상승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지난 5년간 총 13개의 연탄 제조 업체가 사라져 현재 17개만 공장을 가동 중이다.
추위가 빨리 찾아오고 늦게 가시는 지역은 가을부터 봄까지 7~8개월 동안 연탄을 이용하는 만큼 경비 부담이 적지 않다. 한 가구의 한 달 연탄 사용량은 최대 200장으로 배달료가 추가되는 지역의 경우 최대 월 22만 원까지 난방비가 드는 셈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47만 2000원 상당의 ‘연탄쿠폰’이 있지만 이마저도 겨우내 두 달이면 소진될 금액이다.
여전히 7만여 가구(2023년 기준)가 연탄으로 긴 겨울을 보내는 만큼 이들에 대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허 대표는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안전망을 만들어두고는 있지만 긴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 사회에 나눔 문화의 확산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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