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15초. 거짓말이 들통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6차 변론기일에서 곽종근 전 육군 특전사령관의 증언을 반박하면서 “‘인원’이란 말을 써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은 물론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인원’ 표현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4일 0시 30분쯤 윤 대통령이 비화폰(보안용 휴대폰)으로 전화해 “아직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제가) ‘인원’이라 얘기했다고 하는데 저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놔두고, 또 ‘의원’이면 ‘의원’이지 ‘인원’이란 말은 써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7일 아침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튼 영상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인원’이란 말을 써본 적이 없다”고 말한 지 1분 15초 뒤 ‘인원’이란 표현을 3차례나 사용했다.
“당시에 국회 본관을 거점으로 확보해서 불필요한 ‘인원’을 통제한다는 목적으로 들어갔는데, 그 안에는 약 15명, 20명이 안 되는 ‘인원’이 들어갔습니다. 밖에도 혼잡할 뿐 아니라 7층 건물 안에도 굉장히 많은 ‘인원’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써본 적 없다”더니…계엄 전부터 ‘인원’ 언급 多
윤 대통령에게 ‘인원’은 그리 낯선 단어가 아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직접 신문하며 “그 많은 ‘인원’이 다 들어갔느냐”고 했다. 계엄 이전에도 마찬가지였다. 2023년 5월 2일 용산어린이정원 개방 관련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도”(기자 분들이) 너무 많으면 대화하기도 어려우니까 조금씩 나눠 가지고 자리를 한번 (마련해보겠다), ‘인원’이 적어야 김치찌개도 끊이고 하지 않겠어요? 몇백 그릇을 끓이면 맛이 없잖아요”라고 말한 바 있다. 또 한겨레에 따르면 지난해 3월27일 주재한 23차 비상경제민원회의에서 한 차례, 지난해 4월1일 의대 증원·전공의 파업 관련 대국민담화에서도 세 차례 ‘인원’을 언급했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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