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들이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속속 복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고 해외사업에서도 성과를 낸 것이 실적 호조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7일 미래에셋증권은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이 22조2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1590억원으로 122% 급증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이 연간 영업익 1조원대를 달성한 것은 지난 2021년(1조4855억원)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 세전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1845억원, 8937억원으로 217%, 168% 늘었다. 자기자본은 12조2000억원으로 전년 11조원을 넘어선 지 1년 만에 1조가량 증가하는 등 업계 1위를 유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브로커리지를 포함한 자산관리(WM)와 트레이딩 부문을 중심으로 경상이익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고 인도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해외법인 자본 재배분 과정에서 발생한 환차익 등 비경상 이익 약 3400억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메리츠증권도 지난해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전년 대비 19.7% 증가한 1조5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메리츠증권은 지난 2022년에 이어 다시 영업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키움증권 역시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982억원으로 전년대비 9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조2803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8.2% 늘었고 순이익은 89.4% 급증한 8349억원을 달성했다.
이밖에 삼성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2.7% 증가한 1조2058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증권사들의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 복귀는 3년만이다.
지난 2021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동학개미’ 열풍이 불면서 미래에셋, NH투자, 삼성, 한국투자, 키움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영업익 1조 클럽에 진입했다.
그러나 이듬해 글로벌 금리 인상과 증시 부진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까지 겹치면서 해당 증권사들 모두 1조 원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증시 강세에 따른 해외 주식 거래대금 증가가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지난해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가량 줄었지만 해외 주식 거래대금은 2023년 2880억달러에서 작년에 5308억달러로 84%나 급증했다.
이로 인해 해외 주식 중개 시장에서 강점을 보인 대형 증권사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었다. 또한 부동산 PF 충당금과 해외 투자 자산 손상 부담이 완화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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