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이 플레이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김하성은 4일(이하 한국시각) 화상인터뷰 프로그램을 통해 탬파베이 레이스 입단 기자회견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달 30일 계약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처음 취재진과 마주한 김하성은 탬파베이 유니폼을 착용, TB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등장했다. 탬파베이에서 사용하는 등번호는 변함없는 7번이다.
지난 2014년 KBO리그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김하성은 2020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1년 3900만 달러(약 569억원)의 계약을 맺으며 꿈에 그리던 빅리그 유니폼을 입게 됐다. 데뷔 첫 시즌의 경우 존재감이 두드러지지 않았으나, 김하성은 2년차 때부터 곧바로 주전으로 도약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과 금지약물 복용 징계로 인해 주전으로 기회를 받기 시작한 김하성은 150경기에서 130안타 11홈런 59타점 12도루 타율 0.251 OPS 0.708을 기록하며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냈다. 그리고 그해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에서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로 선정되며 본격 자신의 가치를 드높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3시즌 김하성은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152경기에 출전한 김하성은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타율 0.260 OPS 0.749로 한 단계 더 올라섰고, 2루수를 비롯해 유격수와 3루수까지 내야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하며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최초로 ‘황금장갑’을 품에 안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2024시즌이 종료됨에 따라 FA 자격을 얻게 됐고, 지난달 30일 탬파베이와 2년 2900만 달러(약 423억원)의 계약을 맺으면서 정들었던 샌디에이고를 떠나게 됐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시절 팬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었다. 공격에서는 메이저리그 ‘톱클래스’는 아니었지만, 김하성이 타석에 들어설 때면 홈구장인 펫코파크가 아니더라도 팬들은 ‘하성 킴!’을 연호하며 열띤 응원을 보냈다. 그 이유는 바로 김하성의 허슬,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 스타일에 있었다.
‘MLB.com’의 샌디에이고 담당 AJ 카사벨은 “김하성과 4년은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 2021년 코로나19로 신시내티 레즈와 동점 상황에서 타석에 섰다. 세 번의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경기장 곳곳에 울려 퍼졌고 ‘하성 킴!’이라는 구호는 확실히 기억에 남았다”며 “나는 팬층에게 김하성처럼 환영을 받는 선수들을 본 적이 많지 않다. 최선을 다하는 김하성의 플레이 스타일은 확실히 공감을 불러일으켰다”고 김하성을 평가했다.
특히 지난해 부상을 당하게 된 것도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냥 아웃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하성은 견제구에도 최선을 다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통해 귀루하는 것을 택했는데, 이 선택이 결국 수술이라는 최악의 사태로 이어졌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으로 인해 수술까지 받는 큰 부상을 당하고, 몸값에 대한 평가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됐지만, 김하성은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줄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하성은 4일 미국 언론으로부터 롤 모델과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유격수는 내게 가장 편한 포지션이다. 야구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포지션이지 않나 생각한다. 딱히 롤 모델이 있다기보다는 매 경기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것이 다른 관계자들이 허슬플레이를 많이 한다고 이야기해 주신 것”이라며 “나는 허슬이 많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 플레이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팀에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몰마켓’ 탬파베이가 구단 5위에 해당되는 금액을 김하성에게 투자한 이유도 이 같은 열정 때문이었다. 에릭 니엔더 사장은 “김하성은 가진 재능뿐만이 아니라, 그의 플레이를 보는 재미도 있다. 샌디에이고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며 “지난 몇 년간 샌디에이고에서 그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김하성은 다양한 방식으로 팀의 승리에 기여하는 뛰어난 선수다. 그것이 바로 탬파베이가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라고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재 김하성의 회복은 매우 순조로운 편이다. 미국 언론에선 4월 복귀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르면 4월에도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밟은 김하성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김하성은 “부상 이슈가 있지만, 지금상태는 너무 좋다. 수술은 너무 잘 됐다. 재활도 좋은 트레이너를 만나서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은 공도 던지고, 타격도 시작했다. 4월 말에서 5월 초 안에는 복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열심히 준비해서 꼭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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