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운전자가 눈 내린 중학교 운동장에 무단 침입해 차량으로 난폭하게 질주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심지어 운동장에는 학교 측이 불과 한 달 전 ‘15억 원’을 들여 신설한 인조잔디가 깔린 상태였다.
충북 충주경찰서는 5일 재물손괴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A씨는 설 연휴 기간인 지난달 29일 오후 8시 22분쯤 충주중학교 운동장에서 자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운전해 인조잔디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의 차량은 눈 덮인 운동장에서 5분여간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하면서 핸들을 심하게 꺾는 것을 반복하는 ‘드리프트’ 주행을 하다 학교를 빠져나갔고, 해당 장면은 학교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무엇보다 학교 측은 한 달 전 15억 원을 들여 인조잔디 운동장을 조성했는데, 아직 학생들도 사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학교는 주민 운동 등을 위해 시설을 개방하고 있으나, 차량 진입은 통제하고 있었다. 이에 학교 측은 “차량이 들어오면 안 된다는 현수막도 걸어놨다”며 전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해당 중학교 졸업생이었던 A씨는 자신의 행동이 언론보도를 통해 논란이 되자 다시 학교를 찾아가 사과했다. 그는 “눈이 많이 내려 잔디가 있는 줄 모르고 운동장에 들어왔다”며 “잔디가 손상됐다면 변상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충주경찰서를 방문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운전할 때 술 마신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학교 측으로부터 정확한 피해 규모를 전달받으면 고의성 등을 따져 입건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오늘 운동장 시공업체가 인조잔디 상태를 정밀 검사했다. 인조잔디 충전재 등 일부 손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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