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5일 “비상계엄 당시 군이 국회에 들어왔고, 헬기가 떴고, 유리창이 부서졌던 것은 사실”이라며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것은 아니다. 지금도 국회 본회의장에 가면 뒤쪽에 부서진 의자들을 막 쌓아놓은 게 있다. 계엄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을 뿐이지, 계엄이 벌어진 사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4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했니, 지시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빠진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 주장은) ‘경고성 계엄’이라는 맥락인 것 같긴 하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관심법이 있는 건 아니다. 내심의 의사까지 파악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전 국민이 포고령을 확인했고, 군이 국회에 들어오는 것까지 확인했기 때문에 (윤 대통령의) 말은 약간 공허하게 들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수 진영이 찬탄파(탄핵 찬성파)부터 반탄파(탄핵 반대파)까지 다 아우를 수 있으려면, 대통령과 유착되는 모습이 좋을 거라곤 보지 않는다. 과거랑 결별하고 새로 치고 나가야 한다”며 당이 윤 대통령과 선을 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보수 진영 대선 주자군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윤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설 텐데 “우리가(국민의힘이) 대통령과 너무 강하게 커플링(동조화)이 되어 있으면 이준석, 한동훈 등 찬탄파 분들의 메시지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과 접견하면서 “당이 하나가 돼 2030 청년들을 비롯해 국민 여러분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한 것을 두곤, “광장에 나가신 분들을 2030의 전부라고 착각하면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여전히 너네 얼마나 잘하나 보자, 당신들이 얼마만큼 계엄에 대해서 사과하고 집권여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보자, 또는 당신들 이제 못 찍겠다는 2030도 많다”며 “한쪽으로 굉장히 치우쳐져 있는 분들의 이야기만 들어서는 2030 전체를 아우를 수 없다. 2030의 스펙트럼도 굉장히 다양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이 2022년 본인의 대선에서 사전투표를 했고,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수차례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을 했다”며 “암처럼 퍼지고 있는 (사전투표) 부정선거 음모론은 당이 공식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손현수 기자 / webmaster@huffingto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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