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멀티 포지션 문제없어요.”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4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IBK기업은행전을 앞두고 고민이 있었다. 바로 주전 미들블로커 양효진이 허리 통증으로 뛸 수 없기 때문이다.
강성형 감독이 꺼낸 카드는 나현수. 이날 경기 전까지 24경기에 나섰지만, 주로 원포인트 블로커로 나서거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의 백업 아포짓 역할을 수행했다. 또 선발로 나선 건 2023년 3월 16일 6라운드 KGC인삼공사(現 정관장)전 이후 691일 만이었다.
나현수는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서브 2개, 블로킹 1개 포함 8점을 올리며 팀의 3-1 승리에 힘을 더했다. 강성형 감독은 경기 후에 “오랜만에 들어갔지만 본인 역할을 잘해줬다. 긴장을 많이 했을 것이다. 연습과 실전은 다르지 않냐. 그럼에도 잘했다. 효진이의 결장이 길어질 경우 또 쓸 수 있다”라고 칭찬했다.
경기 후 만난 나현수는 “효진 언니가 허리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준비를 했다. 미들블로커로 뛰는 게 오랜만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 기본적인 것만 하려고 준비했고, 옆에서 언니들이 도와줘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현대건설 와서는 미들블로커가 아닌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선 시간이 더 길다.
나현수는 “최근에는 중앙 속공보다는 아포짓 공격을 더 많이 했기에, 아포짓 포지션이 더 편한 게 사실이다”라며 “한 포지션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두 포지션을 소화하게 되면 연습 기회도 많아지고 뛸 시간도 많아진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왼손잡이 미들블로커가 흔치 않다. V-리그는 물론 해외도 마찬가지.
“해외 선수들의 영상을 찾아보려 하는데 많이 없더라”라고 웃은 나현수는 “세터인 (김)다인 언니가 적극적으로 조언을 해준다. 나는 힘든 게 없다. 그래도 왼손잡이라서 각이 더 나올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더 생각을 해 배구를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비시즌 국가대표팀에 차출되어 경험을 쌓았던 나현수는 “다음에 다시 국가대표로 간다면 아포짓 스파이커로 가고 싶다. 공격, 블로킹적인 부분에서 대표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나현수는 2018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KGC인삼공사(現 정관장) 지명을 받았다. 2021-2022시즌이 끝난 후 트레이드를 통해 현대건설에 합류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미들블로커,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를 가리지 않고 팀에 힘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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