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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스 100년]③ “韓 최초 컴퓨터가 센서스 위해 도입된 것 아세요?… 이젠 AI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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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센서스’(Census)의 해가 돌아왔다. ‘인구주택총조사’로도 불리는 센서스는 통계청이 5년에 한 번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국가통계조사다. 센서스를 통해 얻어지는 통계는 인구·가구·주택 등 우리 삶에 관한 극히 ‘기초적’인 정보들이지만, 동시에 그 시대의 사회·경제를 파악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록 자료다. 그런 센서스가 시행된 지 어느새 100년이 흘렀다. 100년 동안 쌓인 센서스가 보여주는 대한민국의 역사는 어떤 모습일까. ‘센서스 100년’을 통해 되짚어본다. [편집자 주]

한 지방통계청에는 아직도 ‘통계 작업장’이라는 빛바랜 팻말이 걸려 있다고 한다. 사람 손으로 일일이 통계를 집계하던 과거의 흔적이다. 센서스 역시 초기엔 ‘수(手) 집계’로 분석이 이뤄졌다. 100년이 지난 지금은 자료 처리가 자동화된 것은 물론,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주관식 답변을 자동으로 분류할 수 있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센서스의 역사는 ‘기술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 수작업→천공카드→컴퓨터→OMR→PC→ICR(문자인식)→AI

전부 수집계로 이뤄졌던 1925년 첫 센서스를 지나, 1930년 센서스에선 천공 카드 시스템(PCS·Punch Card System)이 도입됐다. 종이에 구멍을 뚫어 구멍의 유무로 선택 답변을 기록해 기기가 이를 읽을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초기의 저장 매체 형식이다. 천공 카드 시스템은 수집계의 계산 시간을 소폭 단축하는 역할을 했다.

조사 결과를 손으로 집계하는 모습. /통계청 제공
조사 결과를 손으로 집계하는 모습. /통계청 제공

그러다 1966년 센서스(예산 부족 문제로 1965년이 아닌 1년 미뤄 시행)는 획기적인 변화를 맞는다. ‘컴퓨터’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 최초의 컴퓨터로 알려진 ‘IBM 1401′은 당시 인구센서스 자료를 처리하기 위해 도입됐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자리에서 이 컴퓨터를 가동했다는 것은 이것이 얼마나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는지를 보여준다. 1967년 6월 24일 동아일보는 ‘1966년 인구조사 결과를 완전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450명의 인력과 14년 반의 시간이 걸리는데, 컴퓨터의 도입으로 시간을 1년 반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경제기획원 통계국이 우리나라 첫 컴퓨터(IBM)를 도입했던 1967년 당시 전산실의 모습. /한국IBM
경제기획원 통계국이 우리나라 첫 컴퓨터(IBM)를 도입했던 1967년 당시 전산실의 모습. /한국IBM

1990년엔 OMR(Optical Mark Recognition) 기기가 도입된다. 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도 흔히 쓰이는 OMR은 당시 조사표를 받아 조사원들이 입력하는 데 쓰였다. 다만 처음에는 판독 기간이 오래 걸렸는데,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17개월이나 걸렸다. 1995년엔 OMR 판독 기간을 8.7개월로 절반가량 단축해, 사상 처음으로 센서스 실시 2년 이내 보고서를 발간할 수 있게 된다.

2000년엔 전국 18개 장소에서 PC(개인용 컴퓨터)를 통한 입력이 이뤄졌고, 2005년엔 아예 센서스 현장 조사를 개인별 ‘인터넷’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시행 첫해 참여율은 0.9%로 저조했지만, 2010년엔 47.9%나 인터넷 조사로 응답했다. 그 덕에 2000년대 중반부턴 조사를 실시한 바로 다음해 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있게 돼 시의성이 높아졌다.

2010년에는 ICR(지능형 문자 인식·Intelligent Character Recognition) 방식도 도입됐는데, 이는 손으로 입력한 문자를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도록 변환하는 기술이다.

2020년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이 중요해지면서, ‘종이 없는 인구주택총조사’를 처음 시행했다. 응답자가 원할 경우 PC·모바일을 통한 인터넷 조사나 전화조사가 가능했고, 현장 방문이 필요한 경우에도 종이 조사표 대신 조사원이 태블릿PC에 탑재된 조사표에 입력하도록 한 것이다.

김서영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이 2024년 7월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등록센서스'에 따른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전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서영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이 2024년 7월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등록센서스’에 따른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전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전수조사→1966년 전수+표본조사→2015년 등록센서스

자료처리 기술뿐 아니라, ‘조사 방법’의 기술도 진화해 왔다. 모든 항목을 전수조사하던 방식의 초기 센서스는, 1966년 ‘전수조사’와 ‘표본조사’ 기법을 섞어 사용하면서 분기점을 맞게 된다. 간단하고 필수적인 항목은 전수조사를 하되, 출산력·경제활동상태 등 심층 취재가 필요한 표본 항목은 10% 조사구에 대해서만 조사한 것이다. 이때부터 지금껏 전수·표본조사 혼용 방식은 계속되고 있는데, 지금은 표본조사 대상 비율이 국민의 20%다.

2010년까지는 전수조사 항목도 일일이 현장조사를 통해 수집했다. 하지만 2015년 ‘등록센서스’가 도입되면서 그런 번거로움이 사라지게 됐다. 행정자료를 통해 충분히 파악 가능하게 되면서 생긴 변화다. 이 덕분에 등록센서스로 실시하는 항목은 이제 5년 주기가 아닌, 매년 자료가 수집된다. 5년마다 돌아오는 인구주택총조사를 통해선 행정자료를 통해 알 수 있는 기본적인 내용 외 심층 조사가 필요한 항목에 대해서만 표본 가구가 답변하면 되는 것이다.

올해 센서스부터 통계청은 AI 기술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산업과 직업 조사 관련 문항은 주관식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답변을 AI로 분석해 자동으로 표준분류 코드를 부여하는 게 가능해지는 것이다. 조사자 문의 응대 24시간 상담콜 방식도 진화한다. 사람 상담원 외에도, AI 보이스나 텍스트로 상담이 가능해진다. 이밖에 모바일 응답 화면도 이전보다 더욱 사용하기 쉽게 UI·UX가 개선된다.

'2025 인구주택총조사'의 리허설 격인 '시험조사'의 안내문 모습. /통계청 제공
‘2025 인구주택총조사’의 리허설 격인 ‘시험조사’의 안내문 모습. /통계청 제공

센서스 기술을 고도화해 온 것은 결국 응답자의 불편함을 줄여 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을 업그레이드해도, 개인정보 노출에 점점 민감해하는 세태는 센서스가 넘어야 할 산이다.

박진우 통계청 조사관리국장은 “옛날엔 옆집도, 앞집도 빠짐없이 모두 참여했지만, 요즘엔 다섯 집 걸러 한 집만 하면 되니 거부감이 생기는 것 같다”며 “국가 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본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인구주택총조사 같은 국가 통계는 여전히 중요하다. 표본 가구로 선정되면 ‘5000만 인구’의 대표라는 자부심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통계법 33조에 따르면, 조사되는 내용은 엄격히 비밀이 보장되기에 남에게 누설되지 않으며, 조사 중 알게 된 사항은 통계 생산의 목적으로만 사용되고 다른 사람에게는 제공되지 않아 안심해도 된다. 올해 인구주택총조사는 10월 25일부터 11월 18일까지 시행된다.

☞참고 자료

김민경 前 통계청 차장, 2018, “한국의 인구주택센서스”

조은주, 2014, “인구통계와 국가형성: 1960년, 1966년 한국의 인구센서스를 중심으로”, 한국사회학 제48집 제5호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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