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택시 시장은 아직 그 어떤 기업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구글(알파벳)의 투자를 받는 웨이모(WAYMO)를 포함해, 바이두(Baidu), 테슬라, 우버, 애플 등 대형 IT 기업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로보택시 사업의 난도가 너무 높은 데다, 고객 이용률도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 시장이 활성화될 때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르나, 적자를 견뎌내는 기업이 승리자가 될 것이다.
적자가 얼마나 심각하길래?
얼마 전 투자 중단을 선언한 GM은 2023년 3분기에만 손실액이 7억 2,800만 달러(약 1조 원)에 달했다. 현재 로보택시를 운영 중인 웨이모와 바이두 역시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두 기업이 로보택시 분야에서 얼마큼 적자를 기록했는지는, 별도로 공개된 바가 없다. 그러나 웨이모의 모회사인 알파벳(구글)의 2024년 상반기 재무 성과를 살펴보면, 기타 사업 부문의 손실액이 11억 3,000만 달러(약 1조 6천억 원)를 기록했다. 이 손실의 상당 부분이 웨이모의 적자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바이두는 중국 최대 규모의 검색 엔진 및 포털 사이트를 운영 중인 IT 기업으로, 로보택시 외에도 다양한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바이두는 재무 실적을 보면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로보택시 분야는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바이두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적자를 줄이고 있으며, 올해는 완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익성 떨어지는데, 투자 확대하는 中?
로보택시 분야의 수익성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 개발 비용은 물론이고, 라이다(LiDAR), 레이더, 카메라 등 차량에 장착해야 하는 고가의 센서 비용,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비용 등 초기 지출과 운영비가 어마어마하다. 이에 더해 일반 택시와 달리 로보택시는 특정 구역만 운영되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웨이모는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샌프란시스코의 일부 지역, 바이두는 중국 베이징, 상하이, 우한의 일부 지역만 운행하고 있다.
게다가 이용 금액 역시 저렴하지 않다. 상하이를 기준으로 일반 택시 기본 요금이 14위안(약 2,800원)인데 반해, 바이두의 기본 요금은 15위안(약 3,000원)이다. 웨이모의 이용 금액은 약 12km 기준 24달러(약 3만 5천 원) 정도로, 우버와 비슷한 수준이다. 바이두는 파격 할인 행사를 하는 등 승객을 대폭 늘리기 위한 프로모션을 진행한 덕분에 2024년 상반기 월평균 운행 건수가 약 28만 7,500건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로보택시에 대한 승객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아직 운전자가 없다는 것 자체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도 많지만, 장애물을 인식하는 센서에 의해 갑자기 급정지하거나 속도를 너무 줄여 불편함을 느낀 이들도 적지 않다. 심지어 바이두 고객센터는 로보택시는 임산부, 유아, 70세 이상 노인 등은 탑승을 금지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기대보다 수요가 낮아 로보택시 사업을 수익이 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로보택시는 단순한 택시 서비스가 아니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기술이 발달하면서 초기 비용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바이두의 6세대 로보택시(RT6)는 초기 제작비의 50%가 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리스크는 크지만, 미래가 보장된 사업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리스크가 어마어마한 만큼 기술력뿐만 아니라 강한 자본력이 더해져야 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웨이모는 올해 샌디에이고, 라스베이거스 등 10개 운행 도시를 추가하고, 바이두는 100개 도시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는 과연 적자를 벗어난 로보택시 기업이 탄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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