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심우준(한화 이글스)하면 주로 훌륭한 수비력과 빠른 발을 떠올린다. 오직 수비와 주루만 있는 선수라면 50억이란 거금을 받을 수 없다. 한화는 또 하나의 가치 ‘내구성’에 주목했다.
한화는 지난해 11월 7일 심우준과 4년 최대 50억원(보장 42억원 옵션 8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당시 한화는 “심우준의 합류로 현장에서 원하는 빠른 발과 작전 수행 능력을 지닌 안정적 유격수 자원을 확보했다”고 영입 이유를 밝혔다.
심우준은 2014 신인 드래프트 2차 특별지명(전체 14번)으로 KT 위즈 유니폼을 입었다. 2015년 1군 무대에 진입했고 2024년까지 통산 1072경기 726안타 156도루 403득점 275타점 타율 0.254 OPS 0.639를 기록했다.
최고 장점은 수비력이다. 반응 속도가 뛰어나 좌우 수비 폭이 넓고, 어깨도 뛰어나 깊숙한 역동작 송구도 일품이다. 데뷔 초에는 송구가 빗나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경험이 쌓인 뒤로는 송구 실책이 크게 줄었다.
빠른 발도 일품이다. KT 팀 도루 1위 기록을 갖고 있고, 2020년 35도루로 도루왕 타이틀을 따기도 했다. 통산 도루 성공률이 78.8%로 높은 편이다. 시행착오를 겪었던 2018년(11도루 11실패) 이후로는 한 번도 도루 성공률이 70%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2024년에도 7도루 1실패 도루 성공률 87.5%로 순도 높은 성공률을 자랑했다.
이와 더불어 한화는 ‘내구성’이란 가치에 집중했다. 심우준 영입 당시 손혁 단장은 “심우준은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 가능한 꾸준함과 안정적인 수비로 내년 시즌 센터라인 강화의 주축이 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했다. 실제로 심우준은 상무에서 뛰었던 2023년과 2024년 전반기를 제외한 모든 시즌에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수비 소화 이닝도 압도적이다. 심우준이 주전 유격수로 도약한 2019년부터 군 입대 직전 시즌인 2022년까지, 4시즌 동안 심우준은 4246⅔이닝을 소화했다. 심우준보다 많은 수비 이닝을 뛴 선수는 오지환(4470⅔이닝)과 박해민(4361이닝) 둘뿐이다. 박해민이 상대적으로 체력 소모가 덜한 외야수임을 감안하면 심우준의 뛰어난 내구성을 엿볼 수 있다. 해당 기간 4000이닝을 넘긴 선수 중 유격수는 오지환과 심우준 뿐이다.
내구성이 뛰어난 선수는 시즌 운영에 큰 도움을 준다. 온갖 변수가 산재한 144경기 페넌트레이스에서 꾸준히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대단한 가치다. 수비 포지션을 대체하기 어려울수록 꾸준함은 더욱 빛이 난다. 유격수는 포수 다음으로 특수한 포지션으로, 한 번 구멍이 나면 수준급 선수를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제 심우준은 마법사에서 독수리의 내야 사령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한화에서도 특유의 내구성이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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