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형들에게 너무 기대면 안 된다.”
NC 다이노스는 결국 KBO리그 통산타율 3~5위이자 현역 1~3위 박건우(0.327), 손아섭(0.321), 박민우(0.320)이 이끌어가야 한다는데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없다. 이호준 감독도 고참들의 역할을 중시하고, 그들의 야구를 최대한 존중한다.
그런데 박건우(35)는 여기서 한 단계 나아갔다. 그렇다고 NC 후배들이 너무 형들만 쳐다보면 안 된다고 했다. 형들에게 묻어가는 야구는 개인의 경쟁력에도 팀의 경쟁력에도 도움이 안 된다. 형들과 동생들이 건전하게 경쟁하고, 힘을 합치는 팀이 강팀이다.
박건우는 지난달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스프링캠프에 건너가면서 “너무 저희 셋에 대한 비중을 높게 두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김)주원이나 (김)휘집이, (김)형준이, 이런 선수들이 해줘야 된다. 나도 어릴 때 형들한테 너무 기대고 그러면 안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형들은 팀을 이끌어줄 수 있을 만큼 하고, 그 밑에 있는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야 한다”라고 했다.
박건우의 얘기는 야구에 쉽게 대입된다. “예를 들어서 저희 셋(박건우, 손아섭, 박민우)이 1~2~3번에서 치면 뭐해요. 뒤에서 못 치면 1~2점 나고 끝인데. 5번, 6반, 7번, 8번에서도 쳐줘야 한다. 모든 선수가 조화롭게 활약해야 한다”라고 했다.
박건우의 말대로 김휘집, 김형준, 김주원 등 젊은 선수들과 통산타율 수위타자 3인방, 또 다른 베테랑 권희동, 재계약에 성공한 외국인타자 맷 데이비슨까지. 박건우, 손아섭, 박민우가 매번 득점 찬스를 만들고 해결까지 하긴 어렵다.
박건우는 “다 잘했지만, 결국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밑에 있는 선수들도 이를 악물어야 한다. 진짜 타자 1~3번은 손아섭, 박건우, 박민우가 아니고 김휘집, 김형준, 김휘집이란 얘기가 나올 수 있도록 준비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박건우는 그런 측면에서 잘해야 하는 특정 선수 1~2명을 꼽지도 않았다. 그는 “프로는 각자 알아서 준비를 잘 해야 한다. 팀에서 가장 잘 하고 싶은 욕심은 프로선수로서 당연한 것이다. 선수들이 잘 준비하도록, 재밌는 시즌을 한번 만들어보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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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우가 지난 시즌 7월부터 야구를 하지 못하다 돌아와보니, 야구에 대한 책임감과 자부심이 더욱 커진 듯하다. 말이 많은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서 후배들에게 내놓은 말 한 마디에 더욱 무게감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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