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 못한다고 내려놓으면 넌 끝나는 거야.”
KBO리그 최고포수를 골든글러브 수상 횟수만으로 평가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래도 9회의 양의지(38, 두산 베어스)와 7회의 강민호(40, 삼성 라이온즈)를 보면,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포수들인 건 확실하다. 양의지의 경우 지명타자로 1회 수상한 걸 제외해도 포수 8회 수상이다.
강민호는 3일 김태균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의 유튜브 채널 김태균[TK52]에 출연, 양의지를 “정말 잘 하는 포수”라고 했다. 통산성적을 볼 때 그냥 ‘높다’라고 했다. 대신 강민호는 2004년 입단할 때부터 꾸준히 뛰어온 걸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강민호는 현 시점에서 자신과 양의지를 언급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오래오래 야구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후배포수들의 기량이 올라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태균 해설위원이 타 구단에서 가장 잘 하는 포수 한 명을 꼽아달라고 하자, 김형준(26, NC 다이노스) 얘기가 나왔다.
김형준은 차세대 국가대표 포수로 기틀을 다져놨다. 어깨 좋고, 수비력 준수하고, 무엇보다 한 방 능력을 갖췄다. 김태균은 딱 ‘제2의 강민호 스타일’이라고 했다. 그런 김형준은 아직 삼진이 많고 애버리지가 떨어지는 타입이다. 2024시즌 119경기서 타율 0.195에 17홈런 50타점 OPS 0.658. 144개의 탈삼진을 줄이긴 해야 한다.
강민호는 아직 김형준과 친분이 두터운 사이는 아니다. 그런데 지난 시즌 NC와 경기할 때, 김형준이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자 먼저 다가가 충고와 격려를 건넸다. 강민호는 “많이 부진해서, 표정이 많이 어둡더라. 나는 타팀이고 친분도 없지만, 한 번 운동 전에 불렀다”라고 했다.
강민호는 김형준에게 “요즘에 잘 안 되냐?”라고 했다. 그러자 김형준이 “예 쉽지 않네요”라고 했다. 그때 강민호는 김형준에게 “내가 그냥 겪었던 것이니 얘기했다. ‘올해 못 한다고 내려놓으면 넌 끝나는 거야. 올해 이런 해가 있으면 내년에 포텐 터진다”라고 했다.
강민호는 김형준이 가진 기량 자체를 높게 평가했다. “왜냐하면 그 선수는 워낙 포수를 잘 본다. 공 빼서 던지는 거나 블로킹 능력이라든지. 앞으로 박동원(LG 트윈스)과 김형준이 잘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강민호의 말은, 결국 김형준이 한 시즌 성적에 의기소침하지 말고 자신을 믿으라는 얘기다. 업계에서도 김형준이 삼진이 많다고, 타율이 낮다고 걱정하는 시선은 거의 없다. 경험을 더 쌓으면 무조건 좋아질 선수이고, 국가대표 붙박이 포수가 될 것이라고 칭찬하는 시선이 훨씬 많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강민호는 단박에 알아챘다. 김형준은 NC 전임감독이 남기고 간, 가장 훌륭한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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