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화마로 유물 피해 위기 등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며 인천지역 박물관 화재 대응에 관심이 깊어지고 있다.
박물관마다 운영 주체가 달라 자체적인 매뉴얼을 마련·운영하고 있다 보니, 더욱 촘촘한 화재 예방과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 한글 관련 문헌 자료 등 8만9000여점이 소장된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불이 나 약 7시간 만에 불이 꺼졌다. 불길은 박물관 증축 공사 현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 불로 약 13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와 문화유산 소실은 없었다.
이번 화재로 인천 내 박물관들 역시 화재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일 인천 중구 국립인천해양박물관에서 만난 신예나(39)씨는 “6살 아이와 함께 방문했는데, 오면서도 사실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며 “어린아이들이 많은 만큼 대피로가 눈에 잘 띄고, 영상체험관에서도 영화관처럼 화재 대응 안내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물관 특성상 휴일에 더 붐비고, 가족 단위 관람객도 많다 보니 더욱 촘촘하게 화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현재 인천에는 ▲국립박물관 2곳 ▲공립박물관 15곳 ▲사립박물관 14곳 등 총 31곳의 박물관이 있다.
대부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소방규칙을 골자로 중앙정부, 지자체, 소방관서, 경찰관서와 협조한 매뉴얼을 구비했다.
박물관 소방안전관리자와 화기단속책임자 등을 두고 소방계획 작성 및 자위소방대 조직 운영, 피난 등 훈련, 소방시설 기타 설비의 점검·정비 등 방화 관리에 필요한 업무를 담당토록 한다.
또한 자위소방대 구성을 통해 화재 시 직원들은 관람객 대피, 유산 소산 등 업무를 맡는 식이다. 이들은 화재 시 중요 동산 문화유산들을 인근 박물관으로 분산 이동시킨다.
특히 중요 유산이 있는 전시실 내 스프링쿨러나 소화기에는 이산화탄소(CO2)계 가스를 사용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관계자는 “24시간 가동되는 관제실을 통해 박물관 내외부 상황을 상시 점검한다”며 “유물의 경우 화재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수장고에서 즉시 반출해 가장 가까운 국립박물관인 국립해양박물관 등으로 이동시킨다”고 말했다.
인천시립박물관 관계자 역시 “이동 가능한 문화유산은 그 가치에 따라 사전에 소산 우선순위를 정해두고, 화재 시 지정된 인근 박물관 수장고로 이동된다”며 “이동 및 보호 방법도 각 유산에 따라 상세한 지침이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관계자는 “전문 업체를 통해 소화기 130개, 옥내소화전 26개 소방시설을 매달 점검 중”이라며 “유사시를 대비한 자체 소방 대응 훈련을 하고, 재난 및 중대재해 대응 매뉴얼을 수립해 운영 하고 있다”고 답했다.
/글·사진 전민영·홍준기 기자 jmy@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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