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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요안나 사망에 언론노조 “MBC, 용납할 수 없는 가해 언어 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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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연합뉴스
▲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연합뉴스

고(故) 오요안나 MBC 보도국 기상캐스터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숨진 가운데, 방송사의 고질적인 비정규 노동 문제와 불합리한 고용 구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무늬만 프리랜서’로 일하다 부당해고를 당한 뒤 법적 다툼을 하다 세상을 떠난 고 이재학 CJB청주방송 PD의 5주기를 하루 앞둔 3일 언론노동 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이하 한빛센터)는 이날 “보도를 통해 드러난 내용들은 방송사의 비정규 노동의 현실에서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사건”이라며 “공개채용이었지만 노동법을 피하기 위해 프리랜서로 계약하고, 정해진 방송 시간을 맞추기 위해 휴일 없이 일하며, 언제든지 잘릴 수 있는 파리 목숨과도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열악한 노동환경과 위계적인 조직문화는 MBC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방송사의 기상캐스터, 아나운서, VJ, 방송작가 등 수많은 비정규직들이 겪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사 비정규직의 불안정한 고용 구조도 지적됐다. 한빛센터는 “수도권 방송사는 대신할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는 이유로 고강도의 열악한 노동에 불안정한 고용 구조를 감내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지방 방송사는 경영 악화를 이유로 끊임없이 비정규직 인력 축소를 감행하고 있다”며 “고인 또한 극심한 경쟁을 뚫고 입사해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를 감내했고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또한 방송사의 불합리한 구조 안에 있었을 것이기에, 불안정한 고용 구조가 이번 사건과 무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한빛센터는 “방송 비정규직 문제는 정권을 가리지 않고 계속된 방송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 하에서는 방송의 공공성 자체가 위협 받고, 미디어 산업의 환경도 급격히 악화됐다. 그 속에서 방송 비정규직의 현실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방송사 내에서도 항상 문제 해결의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며 “(MBC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고인이 처했던 불합리한 고용 구조에 대한 문제를 성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같은 날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성명을 내고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안타까운 희생은 직장 내 선후배 간 괴롭힘 차원으로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며 “고인의 죽음은 비정규직 노동자, 더 정확히는 방송산업 내 ‘위장 프리랜서’ 노동자의 피눈물 나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외주화의 흐름 속에서 ‘병’과 ‘병’이, ‘정’과 ‘정’이 서로 경쟁하고 갈등하게 만드는 구조가 뿌리 깊다”며 “비용 절감을 위해 비정규 노동자를 양산하고 필수업무에도 무차별적으로 비정규직을 확산하는 관행은 방송산업을 착취와 혐오, 차별이 난무하는 비정규 백화점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규탄했다. 

▲ 56개 단체가 꾸린 ‘CJB 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명예회복,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2020년 2월19일 서울 정동 전국언론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미디어오늘
▲ 56개 단체가 꾸린 ‘CJB 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명예회복,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2020년 2월19일 서울 정동 전국언론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미디어오늘

언론노조는 또한 “법과 제도를 개선해 무분별한 비정규직 사용과 차별·착취를 규제해야 할 정치의 책임은 아무리 지적해도 모자람이 없다”며 “이번 사안에 입장을 밝혔던 여야 정치인들은 더욱 책임 있게 방송 비정규직 문제의 개선을 위해 입법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내일은 고 이재학 PD 5주기다. 고인 역시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와 똑같은 위장 프리랜서였다”며 “언론노조는 책임을 통감하며 방송산업, 나아가 미디어산업 내 비정규직 노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투쟁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을 또 한 번 다짐한다”고 했다. 

MBC 입장문 향한 강한 비판 “용납할 수 없는 가해와 책임회피 언어 나열”

MBC는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 “고인이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며 “유족이 요청하면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샀다. 특히 입장문에서 “마치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는 대목이 2차 가해라는 비판을 불렀다.

관련해 한빛센터는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신고 접수 여부와 상관없이, 함께 일하던 구성원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는데 4개월이 넘게 회사 내부의 조사 절차가 없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사건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자 오히려 유족을 추궁하는 듯 하는 입장문을 내놓은 것은 부적절하다. 이 문제를 일종의 정략적 공격으로 이해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한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도 MBC를 향해 “용납할 수 없는 가해와 책임회피의 언어들을 나열했다”며 “MBC를 지키고자 나섰던 수많은 시민 대다수가 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이며, 차별과 혐오에 저항해 온 노동자들임을 사측은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고인과 유족에게 가한 모욕적 언사, ‘세력’ ‘준동’ 운운한 2차 가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유족이 원하는 투명한 방식으로 진상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같은 날 성명에서 ‘MBC 흔들기’ 표현에 대해 “공영방송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망각한 처사”라며 “MBC는 유족과 시청자에게 사과하고,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게 사건의 전말이 규명될 수 있도록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사실상 정규직과 다를 바 없는 ‘무늬만 프리랜서’ 실태를 점검하고, 고용구조 개선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며 “국회도 방송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입법을 적극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고 오요안나 캐스터는 2021년 5월부터 MBC 기상캐스터로 일하다 지난해 9월 숨졌다. 오씨는 생전 대화와 기록, 유서 등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고통을 토로해왔다. 유족은 고인이 생전 4명의 동료들로부터 피해를 당했고, 괴롭힘에 대해 MBC 일부 직원들에게 호소했다고 파악했다. 유족은 지난해 말 동료 기상캐스터에 대해 민사 소송을 제기하고, MBC에도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고인을 포함한 MBC 보도국 산하 기상팀 팀원(기상캐스터)은 모두 프리랜서 신분이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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