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아버지를 싫어했다. 늘 엄격하게만 대하는데 어떻게 아버지를 좋아할 수 있을까. 아버지는 공부해야 할 나이에 게임만 하는 아들이 못마땅했고, 몇번 컴퓨터를 집어던진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아버지는 후회한다. 차라리 그때 실컷 게임을 하도록 내버려둘 것을 말이다.
2일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배우 이동건이 명절을 맞이하여 부모님과 가족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진다. 목적지는 홍천이다. 17년 전 호주에서 유학 중이던 동생이 흉기 피습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기 전, 가족 모두 여행을 왔던 추억의 장소다.
평소 대화가 거의 없다는 이동건의 가족. 선공개된 예고편에 따르면 늘 자녀들을 엄격하게 대했던 아버지는 오랜만의 여행에서 속내를 풀어놓는데, 그는 “워낙 엄하게 대해서 그런지 걔가 자기 아빠를 진짜 싫어했다”라고 덤덤하게 말문을 연다.
“가장 멀어진 게.. 한창 공부할 나이에 게임만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컴퓨터도 몇번 집어던져서 부셨었다”라고 말한 아버지는 “동건이가 고등학교 때 벌써 연예인이 되어 자기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준엽이만은 끝까지 공부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라고 고백하는데.
그러나 이제 와 생각해 보니 “그냥 게임만 평생 하도록 가만 놔둘걸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고개를 떨구는 아버지.
아들에게 무뚝뚝하기만 했던 그였으나 “걔를 보내고 10년까지는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어. 내가 잘못해서 떠난 것 같은 죄책감 때문에 엄청나게 자책하면서 살아왔었다”라는 게 늘 가슴 속에 품고 있던 속마음이었다.
그렇게 10년이 지나고 나니 “내가 아직도 준엽이를 못 보내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언뜻 들어서, 이제는 빨리 보내주자 싶었다”라고 털어놓는 아버지의 얘기에 모두 눈물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곽상아 에디터 / sanga.kwa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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