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가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팀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그가 사망하기 보름 전, 손목에 테이핑을 한 채 방송에 출연한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안겼다.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故 오요안나 사망 15일 전 손목 상태”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지난해 8월 29일 MBC 뉴스에서 날씨를 전하던 고인의 모습이 담겼다. 평소와 달리 그의 손목에는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전날인 8월 28일에도 손목에 테이핑 흔적이 보였으나, 팔을 끝까지 펴지 않아 명확히 확인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29일 방송에서는 그가 손목을 살짝 펴는 순간 테이핑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고인은 지난해 9월, 향년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망 소식은 같은 해 12월에 뒤늦게 알려졌다. 유족 측은 고인이 생전 여러 차례 극단적 시도를 했다고 밝혔으며, 손목의 테이핑도 이와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유족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유족은 방송을 통해 “지난해 9월 6일, 고인이 서울 가양대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했지만 지나가던 할머니가 붙잡아 경찰이 보호하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유를 물어보니 직장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족은 그가 당시 느낀 고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등뼈가 부러져 나올 것처럼 아프고, 창자가 끊어질 것 같은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며 “병원 입원을 권유했으나 ‘방송을 해야 한다, 홧김에 한 행동이다’라며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고인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이후 직장 내 괴롭힘이 심해졌다고 전해진다. 동료 기상캐스터들이 만든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는 고인을 향한 뒷말과 욕설이 오갔다. 심지어 한 선배는 “연진이는 방송이라도 잘했지, 피해자 코스프레 한다”며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속 학교 폭력 가해자 이름을 언급하기도 했다.
유족은 이에 대해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 이후 모두의 질시를 받는 대상이 됐다”며 “정신과 치료를 받기 위해 10곳이 넘는 병원을 다녔고, 두 곳에서는 직장에서 겪은 어려움을 털어놨다”고 밝혔다.
유족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통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유족 측에 따르면 고인을 괴롭힌 가해자들은 앞서 지목된 두 명보다 뒤에서 몰래 괴롭힌 다른 두 명이 있었다. 이 둘은 고인의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다고 한다.
고인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지자 MBC는 지난달 31일 공식 자료를 통해 “오요안나 씨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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