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인텔의 실적이 다시금 반등하는 모습이다. 인텔이 30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한 2024년 4분기 실적은 이전 분기 대비 매출과 이익률이 모두 반등했다. 분기 단위로는 다시금 흑자로 돌아섰다. 전반적으로는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거뒀고 파운드리의 손실도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2024년 4분기 실적 ‘예상치 초과달성’
인텔이 30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총매출은 143억달러(약 20조7679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의 154억달러(약 22조3623억원)보다는 약 7% 낮아진 것이지만, 지난 10월 제시한 예상치보다는 5억달러 가량 높은 것이다.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은 일반회계기준(GAAP) 기준 39.2%,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기준으로는 42.1%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GAAP 기준 6.5퍼센트포인트(ppts), Non-GAAP 기준으로는 6.7퍼센트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주딩 이익률은 GAAP 기준으로는 0.03달러 손실, 비일반회계기준으로는 0.13달러 이익으로 집계됐다.
한해 전반을 분기 실적으로 살펴보면, 인텔의 4분기 실적은 3분기의 충격에서 반전의 계기를 만든 모습이다. 지난 3분기 인텔의 매출총이익은 비일반회계기준 18%까지 낮아졌지만, 4분기는 42.1%로 다시금 40% 이상으로 복귀했다. 매출 또한 전분기 대비 10억달러(약 1조4516억원) 늘어났다.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Operating income) 또한 다시 14억달러(약 2조331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인텔은 2025년 1분기 전망치에 대해 매출 117~127억달러(약 17조211억원~18조4785억원), 매출총이익률은 36%을 제시했다. 이는 매출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5억달러(약 7262억원) 낮은 수준이다. 이익률은 전년 대비 9.1퍼센트포인트 가량 낮은 것이다.
한편, 인텔의 실적 중 일반회계기준과 비일반회계기준의 차이가 큰 것은 양 기준의 집계 기준 차이에 기인한다. 비일반회계기준의 경우 일회성의 대규모 투자 등을 반영하지 않는데 대규모 파운드리 투자나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사업부별로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CCG)이 80억달러(약 11조6224억원) 매출과 31억달러(약 4조5037억원) 영업이익, 38.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9% 낮아졌고 영업이익률도 2퍼센트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CCG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차세대 AI PC용 프로세서인 ‘루나 레이크(Lunar Lake)’와 ‘애로우 레이크(Arrow Lake)’ 제품군을 대거 선보였다. 2025년 하반기에는 차세대 ‘팬저 레이크(Panther Lake)’를 차질없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AI PC 관련해서는 시장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자 지원과 함께 2025년까지 1억대의 AI PC를 시장에 공급한다는 목표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데이터센터 및 AI(DCAI) 그룹은 34억달러(약 4조9409억원) 매출에 2억달러(약 2906억원) 영업이익, 6.9%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규모는 3% 가량 낮아졌고 영업이익률은 14.2퍼센트포인트 낮아졌다. 인텔은 이 DCAI 그룹에서도 지속적으로 경쟁력있는 제품 로드맵을 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안정화한다는 계획이다. 인텔은 상반기 중 ‘제온 6’ 제품군의 확장과 함께 차세대 ‘클리어워터 포레스트(Clearwater Forest)’를 2026년 상반기 중 선보인다는 계획을 언급했다.
네트워크 및 엣지(NEX) 그룹은 16억달러(약 2조3278억원) 매출에 3억달러(약 4365억원) 영업이익, 20.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2분기 이후 매출이 20% 가량 높아졌으며 영업이익률 또한 두 배 가량 높아진 점이 눈에 띈다. NEX 그룹은 최근 CES 2025에서 엣지를 위한 코어 울트라 제품군을 선보인 바 있다. 한편, 이 그룹에서 엣지 영역은 CCG로, 네트워킹은 DCAI 사업부로 편입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인텔 파운드리는 여전히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손실 폭은 크게 줄었다. 인텔 파운드리는 4분기 45억달러(약 6조5489억원) 매출에 23억달러(약 3조3470억원) 손실로 이익률은 -50.2%다. 하지만 손실 폭은 전 분기의 58억달러(약 8조 4390억원) 대비 크게 줄었으며 올 한해 중 손실 규모가 제일 적은 분기로 기록됐다. 인텔은 현재 18A 공정의 대량 생산을 2025년 2분기로 보고 있다. 손익분기점은 2027년 연말로 전망했다.
한편, 모빌아이(Mobileye)와 알테라(Altera)가 속한 기타 그룹의 경우는 총 10억4200만달러(약 1조5161억원) 매출과 11.3%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그룹은 지난 1, 2분기 손실이 3분기에 이익으로 전환되고 4분기에는 이익률이 더 높아진 모습이다. 한편, 전년 동기 대비 기타 그룹의 매출은 20% 줄었다.
2024년 전체 실적은 ‘아쉬움’, 새로운 기술과 공정에는 ‘기대감’
인텔의 2024년 전체 매출은 531억달러(약 77조1065억원)로 전년 대비 2%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그룹별 매출에서는 CCG가 303억달러(약 44조714억원) 매출로 전년 대비 4% 성장했다. DCAI는 128억달러(약 18조6176억원) 매출로 전년 대비 1%, NEX도 58억달러(약 8조4361억원)로 1% 성장했다. 이들 그룹이 모인 ‘인텔 프로덕트’ 그룹은 2024년 489억달러(약 71조1153억원) 매출로 전년 대비 3%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텔은 ‘인텔 18A’ 공정을 사용한 차세대 AI PC용 프로세서 ‘팬저 레이크(Panther Lake)’를 예정대로 2025년 하반기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이 ‘팬저 레이크’는 CES 2025서도 이미 주요 제조사들에 샘플이 공급되고 있다고 언급됐다. 실제 동작하는 제품이 탑재된 ‘워킹 샘플’도 확인됐다. 인텔은 팬저 레이크 이후 세대인 ‘노바 레이크(Nova Lake)’도 2026년 선보일 예정이지만 여기에 사용될 공정에 대해서는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온 제품군에서는 올 상반기 중 더욱 다양한 ‘제온 6’ 제품군이 선보일 예정이다. ‘제온 6’ 제품군은 이미 E-코어 기반 ‘시에라 포레스트(Sierra Forest)’와 P-코어 기반 ‘그래나이트 래피즈(Granite Rapids)’의 일부 모델이 선보였다. 올해에는 기존보다 더 많은 코어를 갖춘 ‘시에라 포레스트’, 기존보다 더 적은 코어를 갖춘 ‘그래나이트 래피즈’ 시리즈가 선보일 예정이다. 인텔 18A 공정을 사용하는 차세대 E-코어 기반 ‘클리어워터 포레스트’는 팬저 레이크 이후 2026년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으로 언급됐다.
인텔 파운드리의 2024년 총 매출은 175억달러(약 25조4520억원)로 전년 대비 7% 줄었다. 하지만 인텔은 차세대 ‘18A’ 공정의 양산을 위한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하반기부터 예정대로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인텔은 올해 미국 애리조나의 팹(Fab) 52에 인텔 18A 공정 생산을 위한 프로세스 툴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텔은 미국 상무부와 체결한 반도체 및 과학법(CHIPS)에 따른 최대 78억6000만달러(약 11조4331억원)의 직접 지원금 중 11억달러(약 1조6000억원)를 지난 4분기에 수령했고 1월 중 11억달러를 수령할 계획이라 발표했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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