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김영덕 기자]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심리하는 헌법재판소 일부 재판관에 대해 국민의힘이 정치 편향성을 두고 거센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미 윤 대통령 쪽이 정계선 재판관의 성향을 문제 삼아 제기한 기피 신청을 헌재가 기각했는데도, 이념 공세를 통한 여론전으로 ‘불복’의 포석을 두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지난 30일 권성동 원내대표는 30일 “민주당은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을 사법 요직에 앉히고, 이들은 좌편향 판결로 보답하며 민주당 공천을 통해 입법부로 진출해 왔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재판장인 문 권한대행은 판사 시절 법원 내 진보 성향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31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2010년 자신의 트위터에 “굳이 분류하자면 우리법연구회 내부에서 제가 제일 왼쪽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같은 해 블로그에 유엔군 참전 용사 묘역을 방문한 뒤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이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 “유엔군을 비판했다”는 논란이 일자,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원문을 읽어보라”며 당시 블로그 글 링크를 올렸다.
31일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문 대행은 전날 자신의 블로그 게시글 링크와 함께 “원문을 읽어보시죠”라고 적었다. 이 블로그 글은 문 대행이 부산지법 부장판사였던 2010년 9월11일에 쓴 ‘유엔묘지에서 이삭의 집까지’라는 제목이 달렸고, 당시 부산법원 봉사단체에서 유엔(UN)기념공원을 참배하고 아동·청소년 복지시설 등을 다녀온 뒤 소감을 담았다.
문 대행은 이 글에서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은 북한을 가리키고, 통일을 핑계 댄 그들의 침략을 규탄한다는 뜻”이라는 내용을 덧붙였다. 또 “평화를 지키기 위해 참전한 유엔군을 기리기 위해 봉사활동을 하러 간 것”이라며 “원 문장에 ‘유엔군과 이삭의 집 주 원장이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에 제 생각이 드러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 보도에 한 법조계 한 인사는 “대법관이나 헌재 재판관은 물론 일반 판사와 연구관들도 오해를 살 일은 피하려고 소셜미디어 이용을 자제한다. 10여 년 전 글들이긴 하지만, 재판장이 이런 일에 엮이게 된 것은 탄핵심판의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대한 맹공을 이어가고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헌법재판관 8명 가운데 3명이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밝혀지면서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우리법재판소’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적 친분 의혹, 이미선·정계선 재판관 가족의 윤 대통령 탄핵 추진·지원 단체와의 연관 의혹 등을 거론하며 “공정한 판단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헌재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는 것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가 인용될 경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탄핵이 인용되고 조기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헌재 판단의 공정성 논란을 앞세워 대선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헌재를 향한 문제 제기를 두고 야당에서 ‘탄핵 불복’ 의도라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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