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5홈런에 100안타, 이런 목표는 세우고 있었다.”
NC 다이노스에서 두산 베어스로, 두산 베어스에서 SSG 랜더스로, SSG 랜더스에서 키움 히어로즈로. 저니맨 우타자 강진성(32)이 배수의 진을 쳤다. SSG에서 야구인생에 얼마 남지 않을 것임을 예감, 휴식일인 월요일마다 서울 목동구장을 다니며 코치 2급 자격증(아마추어 지도자 가능)까지 땄다.
이미 두 차례나 팀을 옮겨본 경험상, 강진성은 SSG의 강력한 리빌딩 드라이브 속에 오랫동안 강화에 있지 못할 운명이란 걸 예감했다. 실제로 강진성은 SSG에서 방출되자 진짜로 지도자를 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SSG에서 짐을 싸고 나온 그날 키움으로부터 곧바로 연락을 받고 현역을 연장했다.
강진성은 NC 시절 발등 골절이 있었음에도 치료 타이밍을 놓쳐 약 2년간 ‘쌩’으로 버텨낸, 의지의 사나이다. 2020시즌 원-히트 원 더라는 평가엔 이런 비밀이 있다. 이제 자연 치유로 더 이상 발이 아프지 않고, 정상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 나이가 적지 않긴 하지만, 키움은 누구에게나 1군에서 자리잡을 기회를 주는 팀이다. 강진성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딱 좋은 팀이다.
강진성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스프링캠프로 떠났다. 그는 “캠프는 항상 설렌다. 정말 안 다치고, 열심히 잘 하고 돌아올 생각밖에 없다. 고척에서 출퇴근하면서 팀에 녹으려고 했다. 구단이 준 스케줄대로 운동했다”라고 했다.
키움에 대해 강진성은 “선수들끼리 정이 많고, 끈끈한 것 같다. 젊으니까 항상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여기서 잘 적응하면 좋은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젊은 선수가 많고 유망주가 많은 기회의 팀이다. 동기부여가 되는 팀이다”라고 했다.
1루든 외야든 강진성에게 주전의 기회가 열렸다. 그러나 경쟁자도 적지 않다. 강진성은 “동기부여가 된다. 주어진 상황서 열심히 할 생각이다. 경쟁은 NC, SSG, 두산에서도 똑같이 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 것인지만 생각하고 캠프에서 좀 더 업그레이드를 할 것이다. 키움에서 내가 잘했을 때의 자신감을 찾고 싶다”라고 했다.
키움은 강진성의 장타를 원한다. 강진성은 팀의 의도도 알고 있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치 사이에서 접점을 찾았다. “내가 홈런, 장타를 많이 치는 타자는 아니다. 그래도 중장거리 타자로서 팀이 필요할 때 대타로 나가서 적시타를 치는 걸 바랄 것 같다. 3~40홈런을 바라겠나. 내 위치에 맞는 스윙을 하겠다. 다른 팀에서 방출돼서 와서, 간절함이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진성은 “어떻게든 1군 엔트리에 들어야 한다. 시즌 처음부터 끝까지 안 빠지고 100경기 정도로 목표를 세웠다. 잘 준비한대로 하면 100안타에 근접하지 않을까. 홈런은 15개”라고 했다. 투수친화적인 고척돔에서 15홈런은 쉬운 목표는 아니다. 그 역시 마냥 홈런만 노리는 스윙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단, 15홈런과 100안타라는 목표를 달성하면, 강진성은 키움 1군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는다는 의미다. 키움은 경험이 일천한 20대 초반 유망주들과 30대 중~후반 베테랑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하다. 강진성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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