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희가(메이저리그가) 선호하는 체인지업.”
원태인(25, 삼성 라이온즈)은 올 시즌을 마치면 풀타임 7년을 채운다.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기회를 잡는다. 아울러 2026시즌까지 정상적으로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삼성은 2024시즌 다승왕에 오른 원태인에게 올 시즌 연봉으로 6억3000만원을 주기로 했다.
원태인은 2024시즌 28경기서 15승6패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했다. 159⅔이닝을 소화하면서 피안타율 0.245, WHIP 1.20을 기록했다. 최근 4년 연속 규정이닝 3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지난 4년간 쌓은 승수도 46승이고, 꾸준히 150이닝을 넘겼다. 양현종(37, KIA 타이거즈) 다음으로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투수였다.
원태인에겐 앞으로 야구인생에서 크게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 우선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를 노크하는 것이다. 원태인은 그동안 일본진출을 희망한 적은 있었지만, 메이저리그 얘기를 꺼낸 적은 없었다.
만약 FA 자격을 얻는다면 역시 엄청난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크다. 나이와 기량을 볼 때 100억원대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삼성은 앞으로 2년간 원태인에게 비FA 다년계약을 안길 것인지, FA 시장에 보내 재계약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일단 원태인이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을 하지 않을 경우 내년엔 올해 강백호(26, KT 위즈)가 세운 KBO 8년차 최고연봉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강백호는 지난해 2억9000만원에서 FA 프리미엄이 크게 적용돼 7억원을 받기로 했다. 김혜성(27, LA 다저스)의 6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원태인이 올 시즌 엄청나게 부진하지 않는 한 내년에 김혜성과 강백호를 가뿐하게 넘어 KBO 8년차 최고연봉 신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어느 팀과도 100억원대 계약 가능성을 높이는 중간 경유지다.
그렇다면 원태인이 올 시즌 후, 혹은 2026시즌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면 지금부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스카우트 이승원 스카우트는 27일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유튜브 채널 김태균[TK52]에 출연, 슬라이더와 커브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원 스카우트는 앞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원태인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체인지업이 너무 좋다. 저희가(메이저리그) 요즘 선호하는 체인지업이다. (포심패스트볼과)구속 차이가 많이 안 나는 체인지업. 한 4마일(약 6.4km) 정도. 이게 아니면 직구와 구속이 확 차이 나는 게 좋다. 애매하게 차이가 나면 안 된다”라고 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원태인의 2024시즌 포심 평균 스피드는 143.6km였다. 체인지업은 124.8km. 타자가 이른바 ‘중 타이밍’에 공략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구속 차가 확실하게 난다. 더구나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도 있고 타자들을 유인할 수도 있다. 지난 시즌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213에 불과했다. 포심도 0.268, 슬라이더도 0.221로 좋았다.
단, 원태인이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면 장기적으로 슬라이더와 커브의 가치를 향상시켜야 한다는 게 이승원 스카우트의 견해다. 그는 “슬라이더와 커브가 아쉽다. 완성도가 부족하다. 체인지업이 좋기 때문에 슬라이더와 커브 중 하나를 더 완성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원태인이 향후 어디에서 야구를 하든 참고할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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