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의리는 조금 부족해요.”
SSG 랜더스 토종 에이스 김광현(37)은 이달 초 윤석민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에 출연, ‘차세대 류윤김’(류현진-윤석민-김광현)을 두고 안우진(사회복무요원), 곽빈(두산 베어스), 문동주(한화 이글스)라고 했다. 김광현과 함께 해당 방송에 나간 류현진도 안우진,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문동주를 차세대 류윤김으로 꼽았다.
현재 KBO리그 토종 에이스는 안우진을 빼놓고 설명하긴 어렵다. 곽빈과 원태인도 두산과 삼성의 중요한 토종 우완 에이스 자원이고, 나름대로 국가대표도 경험했다. 그러나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두 좌완 에이스가 좌투수가 아닌 우투수들만을 제2의 류윤김으로 꼽은 건 의미심장했다.
당시 김광현은 “이의리는 조금 부족한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 리그에 젊은 왼손 에이스가 안 보이는 실정이다. 이의리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재활하느라 2024시즌을 사실상 날렸다. 그리고 여전히 성장하는 과정에 놓인 투수인 것도 사실이다.
구창모(상무) 역시 군 복무를 하느라 자리를 비운 시즌이었다. 그러나 구창모 역시 규정이닝을 한번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늘 부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밖에 손주영(LG 트윈스)은 애버리지를 좀 더 보여줘야 하고, 초대형 신인 정현우(키움 히어로즈)는 아직 데뷔조차 안 한 선수일 뿐이다.
이러니 류현진과 김광현, 양현종(KIA 타이거즈)을 잇는 좌완 에이스가 안 나왔다고 하는 류현진과 김광현의 말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의리는 좌완 대선배들의 이런 지적을 수긍했다.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이의리는 “솔직히 KBO 1등이시잖아요. 그러니까 뭐 아직 따라가기는 힘든 것 같고, 열심히 하다 보면 뭐 사람들이 다 좋아지는 시기가 있으니까 언젠가 되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이의리는 복귀전서 155km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게 목표다. 좌완 영건 파이어볼러라는, 엄청난 장점이 있는 투수다. 우선 올해 건강을 잘 회복하고, 자신만의 장점을 살린 뒤 2026년부터 잘 달리면 된다. 그러다 보면 이의리의 말대로 류현진과 김광현을 쫓아갈 날도 찾아올 수 있다.
류현진과 김광현, 양현종도 하루아침에 KBO리그 대표 좌완이 된 건 아니다. 재능도 있었지만, 엄청난 노력으로 가치를 높였다. 제2의 류윤김 혹은 류김양 소리를 누구나 들을 수 있지만, 아무나 들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시간도 필요하고 증명도 해야 한다.
이의리의 경우 투구내용의 기복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하고 삼진으로 해결하는 모습이 꽤 많았다. 이의리는 재활 중인 지금이 오히려 기회라고 했다. 그는 “복귀전 155km 초구 스트라이크는 계속 갖고 있는 생각이다. 그런 목표를 갖고 해야 열심히 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되게 좋은 시기에 수술했다. 기본기가 많이 부족한 상태서 (재활을 하니까)되돌아가는 것이다. 처음부터 하나하나 좀 뜯어 고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라고 했다.
다시 출발선에 선 이의리가 류현진과 김광현을 향한 멋진 도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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