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분양가
15년 만에 매매 시세 역전
“평당 분양가가 시세를 넘어섰다니, 내 집 마련이 더 힘들어지나”
전국 아파트 분양가가 15년 만에 매매 시세를 추월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어서 주택 구입을 고민하는 이들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국 아파트 3.3㎡당 분양가가 매매 시세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평균 분양가는 3.3㎡당 2063만 원, 서울은 4820만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준의 평균 매매 시세는 전국 아파트 3.3㎡당 1918만 원, 서울 4300만 원에 그쳤다. 이로 인해 분양가는 전국적으로 시세 대비 145만 원, 서울은 520만 원 더 비싼 수준이다.
이를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환산하면, 전국 분양가는 시세보다 약 5000만 원, 서울은 무려 1억 7000만 원가량 더 높다. 분양가가 매매 시세를 넘어선 것은 2009년 이후 15년 만이며, 서울의 경우 6년 만에 이러한 현상이 재현됐다.
분양가 상승의 이유
분양가 상승은 건축비와 물류비, 인건비의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본격화된 금리 인상과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로 인한 조달금리 상승까지 겹치며 분양가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분양가와 시세의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에는 분양가가 시세 대비 50만 원 정도 비쌌지만, 2019년 이후 분양가 규제가 심화되면서 분양가는 오히려 시세보다 낮아졌다.
지방에서도 나타나는 역전 현상
지방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제주(1245만 원), 울산(1096만 원), 부산(954만 원) 등 전국 17개 시도에서 분양가가 시세를 넘어선 상황이다.
그러나 지방의 경우, 분양가가 급등한 반면 미분양 주택이 대거 쌓이며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2024년 11월 기준 지방의 미분양 주택은 5만652가구에 달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가가 상승하면서 지방에서는 기존 아파트나 할인 분양 중인 미분양 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분양가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공공택지에 적용하는 분양가 상한제조차 지난해 3월과 9월에 기본형 건축비를 각각 3.1%, 3.3% 인상한 데다,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한 환율 급등도 건축 자재와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높아지는 분양가와 치솟는 시세 사이에서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부담은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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