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동산고-LA 다저스 후배 김혜성을 향해 응원해 메시지를 건넸다. 선수들과 친해지는 것과 큰 변화를 주지 말고 자신의 것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22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멜버른으로 떠나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김혜성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류현진과 김혜성은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없다. 국제 대회에서도 단 한 번도 같은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 그나마 지난해 류현진이 KBO리그로 복귀하면서 맞대결을 가졌던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공통점은 있다. 고등학교가 인천 동산고라는 점과 메이저리그 커리어의 시작을 LA 다저스에서 하게 됐다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직속후배’라고 볼 수도 있다.
동산고를 졸업한 류현진은 지난 2006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의 선택을 받았다. 데뷔 첫 시즌부터 트리플크라운과 신인왕, 정규시즌 MVP 타이틀가지 손에 넣은 류현진은 KBO리그에서만 98승을 수확한 뒤 2013시즌에 앞서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6년 3600만 달러(약 517억원)의 계약을 통해 LA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큰 기대 속에서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은 데뷔 첫 시즌에만 30경기에 등판해 무려 192이닝을 먹어치우는 등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듬해에도 26경기에서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의 성적을 남기며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다.
이후 부상으로 인해 2015시즌을 통째라 날리게 됐고, 2016시즌 또한 1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건강을 되찾은 류현진은 2017시즌 5승 평균자책점 3.77, 2018년에는 7승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하며 꾸준히 성적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던 2019시즌 29경기에서 182이닝을 소화,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32의 평균자책점은 내셔널리그 1위에 해당되는 기록이었고, 그해 류현진은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다저스에서만 6시즌 동안 54승 평균자책점 2.98로 활약한 류현진은 코로나19로 단축시즌이 열린 2020시즌에 앞서 4년 8000만 달러(약 1148억원)의 계약을 통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 시즌에 앞서 KBO리그로 전격 복귀했다.
그리고 동산고 후배 김혜성도 류현진과 같은 길을 걷게 됐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넥센(現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은 김혜성은 2024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에 노크했고, 포스팅 마감을 불과 몇 시간 앞둔 가운데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다저스와 3+2년 2200만 달러(약 316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3년 동안 1250만 달러(약 179억원)가 보장되며, 옵션이 실행되면 950만 달러(약 136억원)를 추가로 받는다.
김혜성을 영입함으로써 내야가 포화 상태에 도달한 다저스는 트레이드를 통해 주전 2루수로 기용할 예정이었던 개빈 럭스와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고, 김혜성은 2025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14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에 류현진은 22일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 김혜성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류현진은 “조언이라면 항상 똑같은 것 같다. 일단 ‘선수들과 빨리 친해져라’는 것”이라며 “(추)신수 형을 비롯한 선배들이 내게 해줬던 조언처럼 선수들과 친해지는 것이 첫 번째”라고 말했다. 어차피 야구는 똑같은 것인 만큼 최고의 퍼포먼스를 뽐내기 위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어 류현진은 “선수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부딪혀야 한다. 클럽하우스라든가, 밥을 먹을 때에도 선수들과 떨어져 있는 것보다, 같이 밥을 먹으려고 하고, 선수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그 주위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교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는 많은 것을 바꾸려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류현진은 “본인이 너무 잘한 것도 있고, 루틴도 생겼을 테지만, 미국을 갔다고 그걸 바꾸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나도 처음에 미국으로 갔을 때 했었던 대로 했었다. 김혜성도 똑같이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만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다저스는 ‘MVP 트리오’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에 이어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 몸값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리빙레전드’ 클레이튼 커쇼 등 스타급 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위축될 필요도 없다. 류현진은 “위축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며 “김혜성 본인이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응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