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비록 ‘만장일치’는 아니었지만, 일본의 ‘전설’ 스즈키 이치로가 아시아 출신 야구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MLB.com’ 등 복수 언론은 22일(한국시각) 스즈키 이치로의 2025년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입성 소식을 전했다.
1991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오릭스 버팔로스의 지명을 받은 이치로는 1994년 본격 주전으로 도약, 9시즌 동안 951경기에 출전해 1278안타 118홈런 529타점 658득점 199도루 타율 0.353 OPS 0.943의 성적을 남긴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빅리그 생활의 스타트를 끊었다.
일본에서 중·장거리 유형 타자였던 이치로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스타일에 크게 변화를 줬다. 장타를 욕심내기보다는 정교한 컨택 능력과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웠다. 그 결과 메이저리그 입성 첫 시즌부터 157경기에 출전해 242안타 8홈런 69타점 127득점 56도루 타율 0.350 OPS 0.838이라는 압권의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이는 수많은 기록으로도 이어졌다.
이치로는 최다 안타와 최다 도루, 타격왕 타이틀을 확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MVP까지 동시에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스타 선정과 골드글러브, 실버슬러거는 ‘보너스’였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치로는 2001년부터 2010시즌까지 무려 10시즌 연속 200안타를 몰아쳤고, 올스타와 골드글러브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그야말로 승승장구의 길을 길었다.
2012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뉴욕 양키스의 유니폼을 입은 이치로는 이후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다시 시애틀로 복귀하는 등 19시즌 동안 2653경기에 출전해 3089안타 117홈런 509도루 780타점 1420득점 타율 0.311 OPS 0.757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남기고 2019년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올해 명예의 전당 입성에 도전하게 됐다.
사실 이치로의 명예의 전당 입성은 굳이 결과를 오픈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확정적이었던 만큼 시선은 ‘만장일치’가 가능하느냐로 향했다. 지금까지 만장일치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19시즌 동안 1115경기에 나서 82승 60패 652세이브 평균자책점 2.21의 성적을 남긴 마리아노 리베라가 유일했고, 이치로가 두 번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MLB.com’은 지난해 12월 전문가 55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만장일치 헌액이 가능할 것이다’에 25표, ‘불가능할 것’에 30표가 나왔다.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더 많았지만,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 인원이 25명이나 있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치로의 만장일치 입성은 현실화되지 않았다.
최근까지 명예의 전당에 투표한 인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치로는 ‘만장일치’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22일 공개된 결과에서 단 1표가 모자랐다. 이치로는 394표 중 찬성표 393표(99.746%)를 받았다. 따라서 이치로는 ‘만장일치’ 마리아노 리베라, ‘영원한 캡틴’ 데릭 지터(396/397) 이어 메이저리그 전체 3위, 야수 역대 2위를 기록하게 됐다.
이치로는 지터와 마찬가지로 만장일치에 1표가 부족했으나, 투표인단이 지금보다 지터가 입성했을 때가 더 많았던 만큼 득표율에서 지터에게 미세하게 밀리게 됐다. 그래도 일본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349표 중 찬성표를 323표(92.6%) 밖에 받지 못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서 얼마나 굵직한 활약을 펼쳤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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