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울진 이정원 기자] 인구 4만명의 조용한 시골 도시 경북 울진의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시끄럽고 뜨겁다.
지난 20일부터 남울진국민체육센터 및 후포초등학교 체육관에서는 2025 울진금강송배 동계 스토브리그가 열리고 있다. 전주근영여고, 포항여고, 강릉여고, 대전용산고, 경남여고, 천안 청수고, 부개여고, 제천여고 등 8개 학교가 참가했다.
비시즌, 중학교를 졸업하고 올라온 신입생들과 선배들이 호흡을 맞추고 또 3월부터 시작 예정인 여러 대회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더 좋은 선수들을 키우고자 지도자들은 격려도 해주고, 때로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선수들은 감독의 가르침을 귀담아들어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 노력했고, 그게 결과로 나왔을 때는 그 누구보다 좋아했다. 결과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사실 대회가 아니라면 이렇게 한곳에 모여 경기를 하는 게 쉽지 않다. 울진에서 8개 학교가 모여 경기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울진군, 울진군체육회, 울진군배구협회의 노력이 있었다. 울진군은 꿈나무 선수들이 배구를 할 수 있게 체육관 대여, 숙식 제공을 마다하지 않았다. 수시로 경기 현장에 나와 선수들이 불편함이 없는지 체크했다. 또한 울진 거리 곳곳에는 ‘2025 울진금강송배 동계 스토브리그’ 홍보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울진 군민들도 편하게 와 경기를 볼 수 있다.
뿐만이 아니다. 경기 분석관도 따로 세 명 초청했다.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분석관들은 프로 경기보다 부담이 덜한 아마추어 경기를 통해 분석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울진군에서 소정의 지원비도 제공한다. 학교 측에서는 분석관이 제공한 기록지를 통해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우리 팀에 좋은지를 확인할 수 있다.
답답한 학교를 벗어나 경치 좋은 울진에서 배구만 하고 집에 돌아가느냐, 당연히 아니다. 22일 오전 경기 종료 후 오후에 행복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아름다운 바다 위에서 요트를 타고, 울진 풍경을 구경할 예정이다. 이 역시 울진군의 도움 덕분이다.
최근 한국 배구는 침체기라 한다. 국제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고, 경기력 역시 아쉽다는 이야기가 많다. 또한 인구 침체로 인해 특급 유망주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래서 꿈나무 선수들은 더 최선을 다하려 한다. 힘들어도, 참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배구 공을 때리고 또 받는다. 소중한 겨울방학에 울진에서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는 여자배구 꿈나무들, 그들의 땀방울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25일까지 울진은 시끄럽고 뜨거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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