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군 캠프를 시작하고 열흘 뒤 퓨처스 캠프가 가오슝에서 열린다.”
키움 히어로즈가 20일 발표한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스프링캠프 명단에 신인이 단 한 명도 없다. 작년 9월 심혈을 기울여 뽑은 신인들이 홍원기 감독에게 선을 보이지 않는다? 이유가 있다. 철저한 실리주의다. 키움 관계자는 위와 같이 신인은 전원 대만 가오슝 퓨처스 스프링캠프로 향한다고 밝혔다.
특급신인 정현우 역시 자연스럽게 대만 가오슝으로 향한다. 퓨처스 캠프에서 다른 신인들과 함께 몸을 만들고 훈련을 이어간다. 그러다 1군 캠프에 올라올 수도 있다. 애리조나로 가지 않아도 된다. 애리조나 멤버들이 2월15일에 가오슝으로 온다. 키움은 그때부터 가오슝에서 1~2군 캠프를 동시에 실시한다.
가오슝은 정현우에게 익숙한 곳이다. 입단한 뒤 루키캠프를 가오슝에서 치렀기 때문이다. 키움은 똑같은 장소에서 2군 스프링캠프를 실시한다. 1군이 가오슝에 합류하면, 상황에 따라 1~2군 멤버의 맞교대도 가능하다. 정현우가 1군 캠프에 합류해 가오슝 연습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키움이 신인들을 굳이 애리조나에 안 보내는 건 ‘오버 페이스’를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 김휘집(NC 다이노스)은 이달 초 대전에서 열린 KBO 신인오리엔테이션 당시 신인들에게 스프링캠프에 가도 신인답게만 하면 된다고 했다. 프로 선배들은 이미 몸과 골격이 신인들보다 훨씬 많이 성장했다. 신인들이 선배들을 따라 훈련하다 다치는 경우가 많다. 감독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과하게 훈련하다 다칠 수도 있다.
어차피 키움은 신인들에게 기회의 땅이다. 올해 데뷔할 상당수 신인이 1군 무대를 밟을 전망이다. 롱런은 본인 하기 나름이지만, 1군 데뷔 확률이 높다는 것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된다. 하물며 정현우는 사실상 선발로테이션 진입을 예약했다. 키움의 올 시즌 선발진 사정을 보면 정현우가 상수가 돼야 그나마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 그만큼 선발진이 허약하다.
종합하면 키움은 정현우를 비롯한 신인들에게 피로도를 줄여주면서 익숙한 환경에서 훈련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오버페이스에 대한 우려도 덜어냈다. 단, 키움이 정현우를 시즌 초반부터 선발로테이션에 넣으려면 결국 가오슝 연습경기가 시작될 때 1군 캠프에 부를 가능성이 크다.
키움의 올해 대외 첫 연습경기는 2월20일 중신 브라더스전이다. 2월 22일 라쿠텐 골든이글스, 24일과 26일 중신, 3월1~2일 타이강 호크스, 3월 4일 웨이취안 드래곤스와 잇따라 맞붙는다. 정현우를 비롯한 신인들의 올 시즌 활용도가 공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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