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 못 치겠어요.”
천하의 KIA 타이거즈 타격장인 최형우(42)가 작년 10월 한국시리즈 대비 라이브 배팅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포수 김태군(36)이 20일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유튜브 채널 김태균[TK52]서 실화였다고 소개했다.
최형우는 당시 타석에 들어서서 좌완 스리쿼터 곽도규(21)의 공을 보다 타석에서 빠져나갔다. 곽도규는 크로스스텝을 밟는데, 각도가 보통의 크로스스텝을 밟는 투수보다 더 커서 좌타자가 공을 보는데 상당히 어려운 편이다.
디셉션의 이점을 가지는데, 팔 높이도 보통의 스리쿼터보다 약간 낮다. 그런데 언더핸드라고 보긴 어렵다. 아무튼 타자들이 상대하는데 무척 불편한 투수다. 작년에는 세트포지션으로 던지면서 제구까지 잡고 더더욱 위력을 끌어올렸다.
본래 와인드업 자세로 양 어깨를 3~4회 흔들고 던지는 루틴이 인상적인 투수였다. 그러나 힘을 모으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과감하게 버렸다. 세트포지션으로 던져도 구위가 그렇게 떨어지지 않았다.
이런 곽도규는 학구파 좌완으로도 유명하다. 스스로 피치터널 이론을 공부하고,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서 배워온 투구의 원리를 연구하는 등 공부하는 투수다. 이미 유창한 영어공부를 계속하는 모습도 지난달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를 통해 확인됐다.
KIA 타자들은 곽도규를 상대하지 않는 게 좋은 일이다. 최형우도 평소엔 곽도규를 상대할 일이 전혀 없으니 이런 사태(?)가 벌어졌던 것 같다. KIA 타자들과 투수들은 한국시리즈 대비 라이브 배팅이라든지, 스프링캠프 자체 연습경기 정도에서만 맞붙을 수 있다.
김태군은 “올해 우리 팀에서 곽도규와 정해영의 공이 참 좋았다. 한국시리즈 대비 라이브 배팅을 하면서 형우 형이 타석에 들어갔다. 그런데 도규가 다리를 들자 마자 형우 형이 빠졌다. ‘나 못 치겠어요’라고. 도규는 크로스에서 더 크로스로 들어간다”라고 했다.
곽도규는 1년 전 겨울에 호주프로야구 및 미국 유학까지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나 이번 겨울엔 예능프로그램에 한번 정도 나간 것을 제외하면 자신의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개인훈련도 하고, 휴식도 하면서 2025시즌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곽도규는 올해도 임기영, 김대유 등과 함께 5~7회를 주로 맡을 듯하다. 물론 팀 마운드 사정에 따라 메인 셋업맨을 맡아도 무방할 정도의 실력과 담력을 지녔다. 이런 곽도규의 2024시즌 연봉은 3300만원. 올 시즌 대폭 인상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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