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불확실성 돌파를 위해 전략 시장 인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륜차 양산 계획을 통해 현지 시장에 녹아들겠다는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인도 델리에서 열린 ‘바랏 모빌리티 글로벌 엑스포’에 참가해 3륜 EV(전기차) 콘셉트를 공개했다.
단순 콘셉트가 아니라 앞으로 실제 생산·판매를 고려한다. 이날 행사에서 인도 TVS모터와 협력 계획도 공개한 것이다. TVS모터는 현지 삼륜차 4~5위 정도에 위치한 업체로, 올해 전기 삼륜차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그룹이 ‘삼발이’에 다시 주목하는 이유는
앞서 기아도 지난 2023년 삼륜차 ‘T-600’ 복원 모델을 공개했다. T-600은 1969년 기아가 일본 마쓰다 기술을 통해 만든 마지막 국산 삼륜차다. 당시 좁은 골목을 누비면서 연탄, 쌀 배달을 담당했던 모델이다. 이 같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8년 국가등록문화재에 이름 올리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다시 삼륜차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현재 인도의 도로 교통 환경이 당시 우리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상엽 현대차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이번에 공개한 콘셉트는 인도의 도로와 교통 환경에 최적화된 라스트 마일 및 공유 모빌리티”라고 소개했다.
인도는 아직 일반적인 승용차보다 오토바이(이륜차)가 많은 나라다. 인도자동차제조기업협회(SIAM)에 따르면 작년 인도 시장에서 판매된 승용차는 427만대인데, 이륜차는 이 보다 4.6배 많은 1954만대다. 삼륜차 판매는 승용차에 6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인도 정부가 적극적인 전기차에선 주목받고 있다. 작년 인도 전기차 판매의 35%가 전기 삼륜차가 차지한 것이다. 나머지 전기 이륜차 비중은 60%, 전기 승용차는 5% 수준이다. 전기 삼륜차는 전년 대비 판매량도 18% 증가하며 상승세에 있다.
인도 전기 삼륜차 시장은 마힌드라·바자즈 같은 현지 대기업이나 전기차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술력을 가진 현대차가 제조경험과 판매망을 가진 현지 기업과 협업해 이 시장에 참여하겠다는 그림을 그린 것으로 이해된다.
인도 시장은 현대차에게 중요한 전략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23~24일 연간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차와 기아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 해외 대부분 지역에서 판매 역성장에도 홀로 승승장구한 미국 시장 덕분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정치·경제적 이슈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 이러한 가운데 인도 자동차 시장은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잠깐 주춤한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