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우 대통령경호처 경호본부장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대비해 기관단총 2정과 실탄 80발을 무기고에서 꺼내 대통령 관저 안으로 옮기라고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한겨레가 20일 인터넷판으로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그는 경호관들에게 대통령 관저의 ‘제2정문’이 뚫릴 경우 기관단총을 들고 나가라는 지시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가 복수의 소식통을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윤 대통령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했던 지난 10일부터 12일 사이에 무기고에서 MP7 기관단총 2정과 실탄 80발을 관저 안에 위치한 가족경호부로 옮겨두라고 지시했다. 또한 체포영장 집행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서 관저 근무 경호관들에게 제2정문이 뚫릴 경우 기관단총을 들고 뛰어나가란 명령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2정문은 관저 출입구를 지나 대통령이 거주하는 건물 앞에 위치한 문이다.
이 본부장 지시에 따라 기관단총과 실탄은 실제로 가족경호부로 옮겨졌지만 윤 대통령 체포영장이 집행된 지난 15일 경호처 직원 다수가 이 본부장 지시에 따르지 않아 물리적 충돌이나 심각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매체에 따르면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이 본부장이 윤 대통령 지시에 따라 무기고에서 총기와 실탄을 꺼내왔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특수단은 윤 대통령이 지난 10일부터 12일 사이 경호처 부장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총을 쏠 수 없냐”라고 말하자 김성훈 경호차장이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이 본부장이 무기 반출 지시를 내렸다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특수단은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이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려 했으나, 서울서부지검이 김 차장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점을 고려해 전날 이 본부장을 석방했다. 특수단은 추가 조사와 증거 보강을 거쳐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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