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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배터리, 美 우선주의 대응책 마련 분주 [트럼프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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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하루 앞두고 우리나라 반도체·배터리 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에 앞서 반도체 투자 관련 보조금 정책을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전기차 보조금 지원에도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공급망 배제 노력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도록 대미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관세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 제조 공급망에 대한 한국 기업의 기여도를 적극 설득해 면제를 이끌어내고 영향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20일(현지시각)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페이스북
20일(현지시각)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페이스북

커지는 對中 리스크…韓·美 윈윈 카드 찾을까

과거 바이든 행정부는 우방국과 협력해 자국 내 반도체 공장 설립을 유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통상 정책을 강화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수밖에 없게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 사업 리스크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 수입품에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는 등 과거 1기보다 강도 높은 압박 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더 고율의 관세를 내야 해 미국 수출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낸드플래시의 40%를, SK하이닉스는 D램 40%, 낸드 20%를 만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0년 5월 중국 시안 삼성 반도체 공장을 찾아 시설을 점검하는 모습 /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0년 5월 중국 시안 삼성 반도체 공장을 찾아 시설을 점검하는 모습 /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법에 근거한 보조금 지급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각 기업과 보조금 지급 계약을 서두르며 불확실성이 일부 축소됐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 계획을 뒤집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통해 중국의 첨단 반도체 산업 육성에 제약이 생기면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는 기대감도 상존한다. 규제에 따라 중국이 대량 생산하는 레거시 제품의 공급이 줄게 되면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업계에선 미 정부로부터 최대한 수혜를 이끌어내면서 우리 기업이 중국 기업과 기술격차를 벌릴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 한국 기업은 마냥 반사이익만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중국과 기술 격차를 확보하기 위한 AI 반도체 기술 투자와 함께 이를 양산으로 연결하는 것을 선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얼티엄셀즈 오하이오주 1공장. /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얼티엄셀즈 오하이오주 1공장. /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보조금 지원 축소에 촉각…“대응 전략 다변화 필요”

미국에 이미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한국 배터리 업계는 IRA 폐지 또는 축소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되거나 폐지될 경우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커서다.

20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보편 관세와 IRA 폐지 등으로 배터리 수출은 6.1~25.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업계에는 수익과 직결되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존속이 최대 관건이다. AMPC는 북미에서 생산하는 배터리 셀 1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 모듈은 10달러의 세액공제를 각각 제공한다.

IRA 자문팀인 구자민 커빙턴 앤 벌링 변호사는 17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에서 열린 ‘트럼프 2.0 배터리 정책 대응 세미나에서 “IRA 폐지 법안이 통과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인수위원회는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검토하고 있고 전기차 정책에 대한 규제는 재무부와 행정부가 단독 추진할 수 있어 잠재적 변경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업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협상할 수 있는 대응 전략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을 내놓는다.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부회장은 “트럼프 정부와 협상할 수 있는 카드가 많아야 한다”며 “미국 현지화 전략 강화, 원가 경쟁력과 기술 초격차 확보, 대중국 공급망 의존도 축소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기차 수요 둔화, 중국의 저가 공세로 국내 공급망 기업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회와 정부가 공급망 기업에 대해 한시적으로 생산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검토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IT조선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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