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도현 브라더스가 본격적으로 뜰까.
김응룡 전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 시절 우승을 차지하면 다음 시즌에 꼭 의도적으로 새로운 피를 수혈했다. 선수들 사이에 적절한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해서였다. 1980~1990년대 해태 왕조가 만들어진 원동력 중 하나였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도 작년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을 치를 때 매년 뉴 페이스 1~2명 등장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걸 하지 못하면 조직은 고인 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물이 고이면 썩는 건 자명한 일이다.
KIA는 22일과 23일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으로 떠나 2025시즌 스프링캠프에 돌입한다. 올해 뉴 페이스 1명은 사실상 결정된 분위기다. 멀티 내야수 윤도현(22)이다. 김도영의 중~고교 라이벌이자 친구다. 김도영만큼 대단한 야구 재능을 지녔다.
본래 작년에도 풀타임 내야 유틸리티로 쓰려고 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막판 다치더니 퓨처스리그서도 다치면서 끝내 1군에서 활용되지 못했다. 팀이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뒤 1군에 올라와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른 것에 만족했다.
올 시즌은 다치지만 않으면 1군에서 내야 전 포지션을 백업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공수겸장인데 멀티 포지션이 되면 팀에서의 활용도는 엄청나다. 장기적으로 내야 주전 한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을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야수진에서만 ‘도현 열풍’을 예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마운드에서도 도현 돌풍이 예상된다. 우완 파이어볼러 김도현이 올 시즌에는 개막 5선발로 투입돼 시즌 내내 선발투수로 뛸 가능성이 있다. 컨디션 좋고, 시즌 준비과정만 좋다면 여름에 이의리가 돌아와도 선발진에서 지분이 줄어들지 않을 수도 있다.
김도현은 현역으로 군 복무하면서 충실히 개인운동을 하며 구위와 스피드를 끌어올린 케이스다. 작년에 선발투수의 맛을 봤지만, 풀타임은 아니었다. 올해도 이의리가 돌아오면 일단 밀려날 수 있다. 황동하에게 밀려 불펜으로 출발할 수 있다.
그러나 양현종의 이닝관리, 이의리의 몸 상태에 대한 불확실과 관리 필요성 등 예비 선발투수의 중요성이 큰 시즌이다. 김도현이 어떻게든 풀타임 선발투수로 자리잡는 건 중요하다. 김도현을 제외하면 당장 KIA 선발진에 공 빠른 우완 토종투수가 없는 실정이다.
내야와 마운드에서 ‘쌍도현’ 열풍이 불어닥칠까. 2024시즌과 다른 형태로 팀이 치고 나갈 수 있는 동력을 만들 수 있다. 올해 1군에서 누군가 이들에게 자리를 내주면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면 KIA는 통합 2연패를 향해 달려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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