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극렬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폭도로 돌변해 서울서부지법을 습격한 충격적인 폭동 사태가 일어난 가운데, 판사 출신 변호사는 이들 폭도는 소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내란죄 적용이 가능한지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20일 판사 출신인 오지원 변호사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 사법부 폭동 사태를 두고 “상상하기 힘든 폭동”이었다며 “전례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판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데 폭동이 일어나고, 판사 개인 살해 협박을 하는 일이 있다면 어떻게 (법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느냐”며 이 같이 밝혔다.
오 변호사는 이들 폭도에게 우선 소요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적용이 가능하고 공용 건조물의 침입이라든지 파괴, 공용물건손상과 같은 범죄를 충분히 처벌 가능할 것”이라며 “소요죄 역시 성립한다”고 말했다.
‘소요(騷擾)’는 군중이 공공질서 문란을 목적으로 들고 일어나 폭행이나 협박 등을 하는 행위다. 소요행위에 국헌 문란 목적이 있었다면 이는 내란이 된다. 즉, 소요죄는 내란죄 다음의 중죄다. 소요를 저지른 범죄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오 변호사는 “소요죄는 지금 이 상태만으로도 당연히 성립한다”며 “지금 나온 영상들만으로도 다중이 집합해서 손괴 등 폭력 행위를 한다는 소요죄의 인식이 그 가담자들한테 모두 있었다고 보여진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범행이었기 때문에 소요죄는 당연히 성립한다”고 말했다.
내란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오 변호사는 강조했다.
오 변호사는 “(내란은 국헌문란의 폭동인데) 국헌문란의 정의에 대해서 형법 91조 2호는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해서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그런데 법원이 바로 헌법기관”이라며 “이 목적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내란죄 적용이) 족하다’고 판시한 바 있어서 (내란죄) 수사 자체는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폭도를 선동한 극우 유튜버 등 극우 인사들 조사 역시 필요하다고 오 변호사는 강조했다.
오 변호사는 극우 유튜버들을 두고 ” 사전에 (폭동을) 선동했고 일부 영상을 보니까 현장에서 (폭동을) 지시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현장에서 그런 지시 정황이라든지 아니면 계속 (소요를) 독려하는 증거가 나온다면 처벌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현장 폭도보다 극우 유튜버와 같은) 그런 배후를 찾는 것이 법질서 회복에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 변호사는 극우 유튜버 중 선동죄 적용이 가능한 이들을 두고 “내란죄에 선동을 따로 처벌하는 규정이 있다”며 “내란이 아니라 일반 범죄라면 교사 행위가 포함되는데, 교사 행위라는 것은 특정 피교사자에 대한 범죄 지시, 또는 독려, 방조도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결국은 소요죄가 문제가 되고 다중이 행사한 범죄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다중에 대한 교사라든지 방조를 문제 삼을 수 있다”고 밝혔다. 즉, 폭도들의 폭동을 독려한 것도 선동으로 처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관련해 현행범 체포된 이들을 두고 ‘곧 풀려날 것’이라고 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행위에 관해 오 변호사는 “앞뒤 정황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체포된 폭도들이) 곧 훈방될 것이라고 얘기하는 내용인데 결국은 문제없다는 식으로 독려했고, 만일 그 부분이 앞뒤 정황상으로 현재 폭동을 인식하면서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 취지라면 방조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윤 의원 발언을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오 변호사는 언급했다. 다만 윤 의원은 “내가 떠난 시각까지 폭력 사태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관해 오 변호사는 “만일 그렇다면 방조를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다만 장소가 중요한 게 아니고, 중요한 건 오히려 (윤 의원과 지지자들이 석방에 관해 나눈) 핸드폰 상의 증거들이다. 따라서 의심이 드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저항권’을 운운하며 폭동을 정당화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두고 오 변호사는 “국민저항권 개념은 전혀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 변호사는 “(습격 영상에서) 극우 유튜버가 대놓고 카메라에 ‘국민저항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따라서 이건 (극우 유튜버가 전광훈 목사로부터)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언급”이라며 “국민저항권은 말 그대로 ‘불법적인 권력에 대항해 우리 국민이 (그간) 오히려 평화집회를 하고 시위를 하고 했던 것들이 저항권이지, 이렇게 사법 질서 자체를 무너뜨리겠다고 적법한 공무 집행 과정에서 판사를 살해 협박하고 법원을 파괴하는 것이 어떻게 저항권이냐”고 질타했다.
오 변호사는 특히 이번 사태에 윤석열 대통령 측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 극우 선동가와 폭도가 당당하게 나서는 요인으로 ‘공수처 수사는 불법이고 서부지법으로 재판을 가져가는 것도 불법’이라는 윤 대통령 측 주장이 거론된다. 현재 수사와 탄핵심판에 관한 일련의 과정 전체가 불법이니 이른바 폭도들의 ‘국민저항권’도 성립한다는 논리다.
오 변호사는 이에 관해 “그 주장 자체에 법적 근거가 없다”며 “공수처법 31조를 보면 관할 문제 등이 명확하게 나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영장이 무효라는 개념 자체도 성립하지 않는 주장”이라며 오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야말로) 거짓말에 가까운 주장으로 폭력이든지 어떤 식으로든지 자신을 지켜달라는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지금 이런 상황을 초래하는데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이 같은 궤변으로 “일종의 부당한 억울함과 분노를 계속 지지자들에게 심어주고 있다”며 “결국은 본인의 이익을 위해서 시민을 조종하고 있다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은 구속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구속하지 않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오 변호사는 이를 두고 “범죄 혐의의 중대성은 이재명 대표가 받고 있는 여러 혐의를 다 합쳐도 지금 내란죄 혐의에 미치지 못한다”며 “내란죄는 형법상 가장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처럼 재판의 법질서를 부인하는 듯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본다”며 “이건 비교선상에 놓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오 변호사는 검찰이 김성훈 경호처 차장을 석방한 것을 두고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김 차장은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받고 있고, 일련의 상황에서 결국은 윤석열 대통령이 거짓 주장을 할 수 있게 상황을 만들어주는 사람일 수 있다”며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라는 이유로 그걸 기각할 수 있는지 매우 의문”이라고 검찰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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