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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슈] 대부업과 작별한 OK금융…종합금융그룹으로 ‘새판짜기’

더 퍼블릭 조회수  

OK금융그룹이 10여년 동안 이어온 대부업 철수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2014년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 인수 당시 금융당국과 협의한 대부업 철수 계획을 차근차근 이행해 온 그룹은, 지난달 H&H파이낸셜과 옐로우캐피탈의 청산을 끝으로 그룹 내 모든 대부업 자산을 정리했다.

그간 대부업체라는 이미지로 인해 다른 금융사의 인수에 제약을 받았던 OK금융그룹으로서는 대부업체와의 관계 정리가 그룹의 주요 과제 중 하나였다.

이번 대부업 철수를 통해 타 금융사 인수·협업에서의 제약을 해소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OK금융그룹 제공
▲OK금융그룹 제공

저축은행 인수 위해 ‘대주주 적격성’ 충족한 OK금융그룹

[더퍼블릭=손세희 기자] 금융권에 따르면 OK금융그룹은 지난달 30일을 기점으로 공정거래법상 공시 대상 계열사로 분류된 H&H파이낸셜과 옐로우캐피탈의 청산을 최종적으로 완료했다. H&H파이낸셜은 대부업 자산을 제3자에게 매각했고, 지난달 대부업 라이센스를 반납한 옐로우캐피탈은 OK홀딩스가 자산을 인수해 청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대부업체들은 OK금융그룹 대부업 정리 작업의 마지막 단계다. OK금융그룹은 2018년 원캐싱을 시작으로 미즈사랑과 아프로파이낸셜대부를 차례로 정리해왔는데, 이로써 그룹 내에서 대부업을 영위하는 회사는 모두 폐업 신고가 이뤄졌다.

H&H파이낸셜과 옐로우캐피탈은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친동생인 최호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비콜렉트대부의 자회사다. 두 업체는 2022년 OK금융그룹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그룹과 동일 기업집단에 포함, 지분관계와 상관없이 계열사로 분류돼 정리가 필요한 상태였다.

OK금융그룹의 대부업 청산은 지난 2014년 그룹의 전신인 OK저축은행이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는 대형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할 때 기존 대부업을 정리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정책적 방향과 맞물렸다. 당시 인수 과정에서 OK금융그룹은 금융당국과 협의 하에 2024년 말까지 대부업을 철수하는 계획을 바탕으로 대부업 정리 작업을 점진적으로 추진해왔다.

금융위원회는 OK금융그룹의 저축은행 인수를 승인하면서도,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운영하는 경우 기존의 대부업 자산을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아울러 저축은행을 인수하려는 대부업체의 최소 자기자본이 500억~1000억원 이상이어야 하는 기준도 적용했다. 이는 저축은행이 대부업체의 자금조달 창구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대출사업의 리스크를 분리하고 금융시장에서의 건전한 경쟁을 촉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에 OK금융그룹은 지난해까지 대부업 철수 계획을 이행하며 관련 법규를 준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 가족 계열 대부업체 두 곳의 금전대부업 라이센스를 반납함에 따라 OK금융그룹은 이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부업을 완전히 종료하게 됐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원캐싱대부’부터 ‘옐로우캐피탈’까지…10년 대부업 청산 여정 마침표

OK금융그룹의 대부업 철수 작업은 원캐싱대부 사업 정리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2018년 9월 그룹은 원캐싱대부 사업을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에 포괄사업양수도 방식으로 이전하며 청산했다.

포괄사업양수도란 양도인이 양수인에게 해당 사업과 관련된 모든 사업시설, 영업권, 채권 및 채무 등 인적·물적 권리와 의무를 양도해 사실상 양도인과 동일한 법적 지위를 승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OK금융그룹의 대부업 철수 첫 번째 단계가 마무리됐다.

이후 상호를 ‘원캐싱대부’에서 ‘원캐싱’으로 바꾸며 업종 또한 컨설팅과 투자자문업으로 변경한 원캐싱은 실적 부진을 겪으며 성장에 한계를 보였다. 2023년 말, 원캐싱은 사명을 ‘OK네트웍스’로 재변경하고 개인 투자자와 차입자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연결하는 P2P 연계투자 사업을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그룹 내 또 다른 대부업체였던 미즈사랑대부는 2019년 7월 사업을 접고 공식적으로 대부업 시장에서 철수했다. 당시 OK저축은행이 미즈사랑대부와 자산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미즈사랑의 대부업(사금융) 자산과 직원 등을 1911억원에 흡수했다. 지금까지도 미즈사랑은 OK캐피탈(2금융)의 브랜드로 유지되며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특화된 대출 상품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후에도 OK금융그룹은 점차적으로 대부업 사업을 접는 과정을 이어갔다.

2023년 2월 OK캐피탈은 그룹 계열사인 예스자산대부를 흡수 합병한 후, 같은 해 3월 대부업 라이센스를 반납했다. 이를 계기로 그룹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대부업체였던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경우 당초 예정된 2024년보다 1년 앞당겨 철수를 마무리 짓는 속도를 보였다.

2023년 3월 OK저축은행은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영업을 양수하기로 결정하고, 같은해 9월 양수 가액을 7351억 5000만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계약에 따라 7351억원은 OK저축은행으로 양도, 나머지 대출채권은 오케이에프앤아이(F&I)로 매각했다.

2023년 10월에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보유한 대부업 라이센스를 반납하며 대부업 철수를 거의 마무리했던 OK금융그룹은, 이번 H&H파이낸셜과 옐로우캐피탈에 대한 정리를 끝으로 모든 청산을 마칠 수 있었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사진제공=연합뉴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사진제공=연합뉴스)

대부업 꼬리표 떼고 M&A 박차…“종합금융그룹 도약 노린다”

OK금융그룹은 지난해 12월, KCGI가 한양증권을 인수하기 위한 프로젝트 펀드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해 인수대금 2203억원 중 절반 가량 수준인 1000억원 가량을 후순위 출자하는 등 자금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은 앞서 2015년 LIG투자증권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이베스트투자증권(현 LS증권) 인수에도 나섰으나, 당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탈락하며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번 한양증권 인수는 금융당국과의 협상에서 진전을 보이며, 증권사 인수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였다.

다만, 지난 17일자 「조선비즈」 단독 보도에 따르면, OK금융그룹은 한양증권 인수 우선매수권을 포기했다고 한다. OK금융그룹이 대부업체 러시앤캐시로부터 시작한 기업이다 보니 금융당국의 시선이 따가웠고, 이로 인해 한양증권 인수 주체인 KCGI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우선매수권을 포기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아울러 OK금융그룹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 뛰어들며, 지난달 초부터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그간 꾸준히 저축은행 M&A를 모색해 온 그룹은 현대저축은행(현 다올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왔을 때도 실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한 인수합병이 성공하면 OK저축은행은 자산규모에서 업계 현 1위인 SBI저축은행을 뛰어넘게 된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OK저축은행의 자산은 13조 7843억원으로, SBI저축은행(14조 8211억원)보다 약 1조원 적다. 하지만 상상인저축은행의 자산(2조 7554억원)을 더하면 OK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6조 5397억원으로 SBI저축은행을 1조 7000억원 이상 앞서게 된다.

또한, 영업구역 확장을 통해 전국구 저축은행으로 도약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현재 OK저축은행은 서울 본점을 중심으로 광주, 전남·전북·제주, 대전·충남·충북에서 영업 중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경기·인천을 영업구역으로 두고 있어 인수합병 후 OK저축은행의 영업권은 총 4개 지역으로 확대된다. 수도권 영업 기반이 약한 OK저축은행이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업 청산과 대주주 적격성 문제 해결, 증권사 및 저축은행 인수까지 OK금융그룹은 최윤 회장이 희망하던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향후 자산 관리, 보험, 투자 등 보다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사업 영역으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 퍼블릭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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