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익성이 떨어지는 기존 사업을 과감히 축소한다.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산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다. 양사는 이같은 사업 재편에 이어 돈이 되는 유망 분야나 주력 사업으로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024년 하반기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산하 비핵심 분야인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정리 수순을 밟고 있는 LED 사업팀은 TV용 LED, 카메라 플래시용 LED, 자동차 헤드라이트 LED 부품 등을 생산해왔다. 삼성전자는 LED 사업 대신 전력 반도체와 마이크로 LED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LED 사업팀 인력은 전력 반도체와 마이크로 LED 사업을 비롯해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에 재배치 중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삼성 LED를 흡수 합병하며 조명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중국산 등 가성비를 내세운 제품군 경쟁이 심화하면서 비용 부담이 커져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실적이 부진한 네트워크사업부 인력 700명쯤을 타 사업부로 재배치했다. 이는 사업부 전체 인력(4000명)의 17.5%쯤이다. 네트워크사업부는 실적 부진 여파로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이 부서 중 최저인 9%에 그쳤다.
LG전자도 10년 가까이 이어온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축소한다. LG전자 ES사업본부 산하 ESS사업담당은 ESS사업지원태스크로 명칭을 바꿨다. ESS사업지원태스크는 기존 ESS 관련 선행개발, 수주 건에 공급 및 유지보수 업무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ESS는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한 때 송전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세계적인 친환경·에너지 정책 변화에 따라 주목받았다.
LG전자는 2014년 LG유플러스의 전력변환시스템(PCS) 사업부를 인수해 ESS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중국산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 ESS 사업 축소·운영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2030년 전체 매출에서 기업간거래(B2B)가 차지하는 비중을 45% 수준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다. 이에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주목받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2024년 말 조직개편에서 E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ES사업본부는 글로벌 톱티어 종합 공조업체로의 도약을 추진하기 위해 HVAC 사업을 기존 H&A사업본부에서 분리해 별도 사업본부 체제로 꾸린 조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ESS 사업은 철수가 아닌 축소 차원이며 서비스 및 품질 개선은 지속할 예정이다”라며 “HVAC 사업에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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