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도영이도 야구를 알아가면서, 생각하면서 플레이를 한다.”
김도영(22, KIA 타이거즈)은 동성고 시절부터 이미 야구천재로 불렸다. 말도 안 되는, 역대급 운동능력과 재능 덕분에 제2의 이종범이라고 불렸다. 프로에서도 3년만에 포텐셜을 터트리며 말도 안 되는 각종 기록을 남기고 정규시즌 MVP까지 받았다.
그런 김도영이 프로에 입단하고 나서 배우고 더 좋아진 부분이 있다. 눈에 쉽게 띄는 공격력과 3루 수비력이 아니다. 팀을 위한 정신, 팀을 위한 마인드다. 박찬호와 최원준은 지난 17일 윤석민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에 출연, 2024시즌 KIA는 그 누구도 자신의 기록을 위한 야구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최고참 최형우부터 나성범, 김선빈, 박찬호와 최원준으로 대비되는 중간라인, 그리고 김도영까지 일심동체였다. 알고 보니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후배들이 배우고,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알려준 부분들도 많았다.
최원준은 “찬호형도 도영이 옆에서 계속…도영이가 신인이고 어리잖아요. 멋모르고 부딪힐 나이니까. 찬호 형이 계속 얘기해주고, 도영이도 야구를 알면서 해나가고, 옆에 선빈이 형도 우승 경험 많으니까 어릴 때부터 저나 찬호 형에게 얘기를 많이 해줬다. 내 옆에 성범이 형도 있고. 그러면서 팀이 조화롭게 잘 굴러간 것 같아요”라고 했다.
박찬호는 김도영의 성장, 업그레이드를 좀 더 자세하게 설명했다. “도영이 만큼 홈런을 38개 치는 타자면, 주자가 2,3루에 깔려 있으면 내야수가 뒤로 가요. 그러면 (정확한 컨택으로)굴리면 1점 이잖아요. 다른 사람이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내가 생각할 땐 야구는 그렇다. 삼진을 당해도 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다. 어떠한 타자라도 그 순간에는 삼진을 먹으면 안 된다. 안 먹으려고 생각하고 인플레이 타구를 내야 한다. 도영이가 그게 되더라고요. 그게 한국시리즈에 나왔어요”라고 했다.
박찬호가 말한 그 장면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이다. 23일 오후에 재개된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을 역전승한 뒤 밤에 치른 2차전마저 잡고 시리즈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았다. 김도영은 2차전 1회말에 무사 2,3루 찬스서 첫 타석에 들어서서 삼성 선발투수 황동재의 146km 포심패스트볼을 침착하게 2루 방면으로 밀어서 3루 주자 박찬호를 홈으로 보냈다.
사실 황동재의 공은 한가운데로 들어온 실투였다. 그러나 김도영이 굳이 풀스윙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오른쪽으로 보냈다. 한국시리즈 같은 단기전은 빠른 선제점 획득이 큰 의미가 있다. KIA는 당시 김도영의 선제 타점을 시작으로 1회에만 5점을 내며 주도권을 확실하게 쥐었다.
김도영도 그날 경기 후 한국시리즈 준비과정부터 팀 플레이, 팀 배팅을 연습했다면서, 그 순간을 떠올리며 타격에 임했다고 털어놨다. 박찬호는 “그렇게 도영이도 야구를 알아가면서, 생각을 하면서 플레이를 하고 거기에 본인 능력까지 더해지니까 엄청난 선수가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렇게 김도영이 개인기술, 운동능력이 압도적인데 팀 퍼스트 마인드까지 남다르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렇게 되는 과정에선 선배들과 형들이 김도영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김도영도 나중에 연차가 더 쌓이면 자연스럽게 내야수들에게 ‘내리 사랑’을 선보일 것이다. 그렇게 개개인이 강해지고, KIA도 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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