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사사키 로키에 이어 이날 또 한 명의 일본인 투수가 미국 무대를 밟게 됐다. ‘잠수함 투수’ 아오야기 코요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스캇 라우버는 18일(한국시각)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아오야기 코요와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라우버에 따르면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필라델피아는 아오야기를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청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5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에서 한신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은 아오야기는 데뷔 첫 시즌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 13경기에 등판해 4승 5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데뷔 3년까지 9승을 수확하는데 머물렀던 아오야기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2019시즌.
아오야기는 25경기에 등판해 143⅓이닝을 소화, 9승 9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 이듬해에는 7승(9패)에 머무르면서 다시 주춤하는 모양새였으나, 2021시즌 25경기에서 156⅓이닝을 먹어치우는 등 13승 6패 평균자책점 2.48로 센트럴리그 다승왕과 승률왕 타이틀을 손에 쥐는 기쁨을 맛봤다. 그리고 이 활약을 바탕으로 아오야기는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승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세를 몰아 아오야기는 2022시즌에는 24경기에서 4번의 완투(2완봉)을 기록하는 등 13승 4패 평균자책점 2.05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2년 연속 다승왕(13승)과 승률왕(0.765) 타이틀을 확보했다. 2023시즌의 경우 8승 평균자책점 4.57로 힘겨운 한 해를 보냈으나, 한신 타이거즈가 일본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아오야기는 지난해 12경기에서 61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치는 등 2승 3패 평균자책점 3.69에 머물렀으나,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어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일본프로야구 통산 성적이 154경기(6완투, 3완봉)에 등판해 61승 47패 평균자책점 3.08로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었던 만큼 아오야기는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계약이면 좋겠지만, 마이너리그 입단도 각오하고 있다고 밝힌 아오야기는 지난 9일 일본 ‘닛칸 스포츠’, ‘산케이 스포츠’ 등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진전이 없다”며 구단들로부터 오퍼를 받지 못했음을 시사했는데, 이날 포스팅 마감을 앞두고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며 마침내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일단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계약 세부 내용까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필라델피아는 잭 휠러, 애런 놀라, 레인저 수아레즈, 크리스토퍼 산체스, 헤수스 루자르도까지 메이저리그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탄탄한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데이비드 뷰캐넌 또한 트리플A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필라델피아에선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아오야기 입장에서는 1차적인 목표는 달성했지만, 험난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 과연 아오야기가 필라델피아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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