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유지’ 응답은 40%, ‘정권 교체’ 응답은 48%였다. 오차범위 밖의 8%포인트 차이지만 탄핵 정국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에는 충격적인 성적표라는 평이 나온다. 보수층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분당까지 갔던 8년 전 정국을 반면교사 삼아 오히려 결집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갤럽이 이달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40%,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4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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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이 대통령 선거 결과 인식 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만큼 조기 대선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현재 진행 중인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인용을 결정하면 60일 이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게 되는 만큼 해당 조사 추이에 정치권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지역에서는 ‘정권 유지’ 46%, ‘정권 교체’ 44%로 팽팽했다. 다만 인천·경기에서는 ‘정권 유지’ 38%, ‘정권 교체’ 53%로 격차가 컸다. 중도층에서는 야당 후보 당선을 바라는 비율이 56%로 여당 후보 당선을 바라는 비율 31%보다 현저히 높았다.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인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성 응답은 57%였고 반대는 36%였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찬성은 7%포인트 줄고 반대는 4%포인트 늘어났다. 한국갤럽은 “20대부터 40대까지의 탄핵 찬성이 지난주 70%대에서 60%대로 줄고 60대는 찬반 양분에서 반대쪽으로 기울었다”고 분석했다.
정당 지지도를 보면 국민의힘 39%, 민주당은 36%를 기록해 오차범위 안에서 팽팽했다. 무당층은 17%였다.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선 것은 지난해 8월 4주 차 조사(국민의힘 32%, 민주당 21%) 이후 처음이다. 한국갤럽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의 비등한 구도로 되돌아갔다”며 “8년 전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여당 분당으로 범보수 진영의 위축세가 장기간 지속된 것과 구별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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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가 역전됐다는 여론조사는 이틀 연속 나와 주목된다. 전날에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사가 13~1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한 1월 3주 차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5%, 민주당은 33%를 기록했다. 계엄 사태 이후 민주당의 강공 모드가 이어지자 보수 결집이 두드러진 영향이 여러 조사에서 나타나는 모습이다.
장래 정치 지도자 조사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1%,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7%, 홍준표 대구시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각각 6%, 오세훈 서울시장이 4%,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를 보였다. 김 장관이 여권에서 가장 높은 지지도를 보이는 건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결집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반면 한 전 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이던 지난해 3월 선호도 24%에 달했으나 탄핵안이 가결되고 당 대표 사퇴 후에는 부정적 평가가 높아지며 보수층 외면에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 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6.3%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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