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17일 경찰에 체포됐다.
김 차장은 지난 3일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저지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를 받고 있다.
김 차장은 이날 오전 10시 3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에 출석한 직후 체포됐다.
체포 전 취재진과 짧은 문답 시간을 가진 김 차장은 자신의 혐의와 관련해 “소임을 다하지 못한 사람으로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하며 책임감을 표했다.
경찰은 지난 15일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으나, 윤 대통령 측 요청으로 연기된 바 있다.
당시 김 차장은 대통령 경호 임무를 완료한 뒤 출석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날 약속대로 경찰에 출석했다.
김 차장은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행위에 대해 “법률에 따른 정당한 경호 임무 수행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저 지역이 군사시설 보호구역 및 갑급 경호구역임을 들어, 경찰의 영장 집행 과정이 사전 협의 없이 이루어진 점을 문제 삼았다.
김 차장은 “영장 집행 과정에서 공수처가 사전 고지나 협의를 거치지 않고 정문을 강제로 침입했다”며, 이를 경호 임무를 위협하는 행위로 간주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막은 것이 자의적 판단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관저 진입에는 책임자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김 차장은 이날 경찰 출석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적은 숫자의 경호 인력으로 다수의 경찰을 막는 상황에서는 무력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니 절대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차가운 바닥에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지지하는 국민들을 생각하며 힘을 내겠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최근 야권에서 제기된 윤 대통령 생일 파티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경호처 창립 60주년을 겸한 생일 축하 행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직원들에게 생일 축하 노래를 강제로 부르게 하거나, 세금을 사용한 일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여러분도 친구의 생일에 축하 파티나 노래를 해주지 않느냐”며, 이 같은 행사가 자연스러운 인간관계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생일 축하 행사가 경호 업무와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호 업무 외적인 행사임을 인정한다”고 답했다.
경찰은 김 차장을 상대로 체포영장을 집행한 뒤 조사를 진행 중이다.
김 차장에게 적용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는 경호 임무 수행이라는 김 차장의 주장과 맞물려 법적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은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은 경호처 내부의 분열과 갈등 문제도 드러냈다.
일부 경호처 직원들이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이견을 보였다는 보도가 이어졌으나, 김 차장은 “사실과 다른 점이 많다”며 이를 부인했다.
김성훈 차장의 체포는 대통령 경호 임무와 법 집행의 충돌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다시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경호 업무의 정당성, 영장 집행 과정의 적법성, 그리고 경호처와 공수처 간의 갈등은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김 차장이 체포된 이후의 수사 결과와 법원의 판단이 이 사건의 향후 방향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경호처 조직 운영과 대통령 경호 업무에 대한 국민적 논의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성훈(1965년생)은 대한민국 대통령경호처 차장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제6대 차장직을 맡고 있다.
2025년 1월 10일, 대통령경호처장이 사퇴함에 따라 경호처장 직무대행을 겸직하고 있다.
약 30년간 대통령 경호처에서 근무하며 경호, 인사, 기획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
김성훈은 1965년 충청남도 연기군(현 세종특별자치시)에서 태어났다.
대전동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명지대학교 공과대학에서 전자공학 학사를 취득했으며,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를 마쳤다.
미국 콜롬비아대 국제공공정책대학원(SIPA) 전문연구 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대통령 경호처 공채 5기로 임용된 후, 29년간 경호처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보직을 수행했다.
주요 직책으로는 경호처 인사과장, 사이버보안과장, 정보통신기술부장, 기획관리실장을 역임하며 경호 행정과 기술, 인사 관리 등 여러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 1996년: 대통령 경호실 공채 5기
– 2000년대: 대통령경호처 인사과장, 사이버보안과장
– 2010년대: 정보통신기술부장, 기획관리실장
– 2024년 5월: 제6대 대통령경호처 차장
– 2025년 1월: 대통령경호처장 직무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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