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가 ‘제주항공 무안참사’로 파손된 무안국제공항 내 시설물을 긴급 복구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여러 파손 시설물 중 조명 시설을 교체하는 데만 약 6억6000억원이 들 것으로 잠정 추정됐다.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의 보수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현재 잠정 폐쇄된 무안국제공항의 재개장 시기는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조명 시설과 로컬라이저 등 파손된 시설물이 전부 복구되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야간(夜間)엔 운항을 금지하고 주간(晝間)에만 제한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재개장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17일 관계부처와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는 무안공항 긴급복구 공사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 13일 국가종합전자조달 나라장터에 ‘무안공항 항공등화 시설 긴급 복구 공사’란 제목의 발주 계획을 게재했다. 내용은 ‘긴급 복구가 필요한 비상재해 및 사고 방지 등을 위한 긴급 안전진단·시설물 개선’이었다. 이 계획은 현재 나라장터에서 빠진 상태다.
공사 관계자는 “사업자들에게 대략적인 발주 계획을 미리 알리기 위한 행정 절차로 올렸던 것”이라며 “논의를 거쳐 추후 정식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사고 지점의 수색 작업 등 현장 수습 단계를 조만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시설 복구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복구가 필요한 파손 시설물로는 이번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둔덕 위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와 각종 라이트 등 등화시설이 있다. 그중에서도 공사는 항공기의 이·착륙 시 불빛을 내 안전 운항을 돕는 등화시설 교체를 우선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발주 계획에 따르면, 해당 복구에 드는 비용은 6억5800만원으로 제시됐다. 무안공항 시설물 복구 사업은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수의 계약’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계약법(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천재지변, 감염병 예방 및 확산 방지, 긴급한 행사 등의 경우 수의계약의 방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예산 확보를 비롯해, 유지·보수를 위한 사업 승인 신청과 국토교통부의 인·허가가 수반돼야 해 실제 계약과 복구 공사가 완료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무안공항을 관할하는 국토교통부와 부산지방항공청은 이런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개장 시기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적으로는 사고가 난 ‘역방향’ 활주로에서 파손된 시설물 복구가 정상적으로 완료돼야 한다. 하지만 여타 보조장비들을 활용해 운항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그전에라도 일부 개장을 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다른 보조 장비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 함께 파손된 로컬라이저 등 계기착륙시설이 꼭 있어야만 착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또 낮에는 라이트를 켜지 않기 때문에, 밤에 운항하지 않는 조건으로 개장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지방항공청과 국토부가 관제 등 모든 상황을 고려해 최종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무안국제공항은 홈페이지를 통해 ‘1월 19일 오전 5시까지 공항을 폐쇄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폐쇄 기간은 이미 세 차례 연장됐다. 내부에선 이제 막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공항 시설 복구 작업의 시일까지 고려하면 폐쇄 기간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분위기다.
공사 관계자는 “시설물을 어느 정도 복구하고 개장할지 국토부와 협의할 것”이라며 “이번에 발주 계획에 포함됐던 항공등화 시설뿐 아니라, 로컬라이저 등 다른 장비의 복구 작업도 최대한 빨리 진행해 공항 운영이 정상화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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