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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승현 날선 논란에 답하다 “나를 향한 질타, 혹독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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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에서 타노스를 연기한 최승현. 사진제공=THE SEED
‘오징어 게임2’에서 타노스를 연기한 최승현. 사진제공=THE SEED

“제가 먼저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다른 배우들 인터뷰 사이에 제가 끼어있으면 방해가 될 것 같아 신중하게 시기를 봤어요. 고민도 많았지만, 그간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고 용서를 구하고자 이런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룹 빅뱅 출신의 연기자 최승현이 11년 만에 취재진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대마초 흡입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최승현은 지난달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오징어 게임2)에서 타노스 역을 통해 연예계에 복귀했다. 넷플릭스는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이정재, 이병헌 등 모든 주연 배우들의 인터뷰가 끝난 뒤에야 최승현과의 일정을 잡았다. 

1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승현은 깔끔하게 양복을 차려 입고 취재진을 마주했다. 2014년 개봉한 영화 ‘타짜-신의 손’을 마지막으로 인터뷰에 나서지 않았다. 그는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이 자리에서 솔직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뗐다.

최승현을 향한 날 선 시선이 여전한 가운데 과거 마약류 흡입과 연예계 은퇴 암시, 자신과 닮은 캐릭터를 연기한 이유, 연기력 질타 등 그를 향한 다양한 논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최승현은 질문을 피하지 않고 답했다. 

● 최승현이 ‘약쟁이’ 타노스를 연기한 이유

최승현이 연기한 타노스는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래퍼로, 보라색 헤어스타일에 시시때때로 내뱉는 랩으로 거친 감정을 표현하는 인물이다.

무엇보다 가상화폐 투자에 실패해 거액의 빚을 지고 게임에 참여한 그는 불안한 순간마다 정체불명의 약을 먹고 광기를 발휘하는 ‘약쟁이’ 캐릭터다. 실제 최승현이 2016년 대마초 흡입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황과 겹쳐 보인다.

'오징어 게임2'에서 타노스를 연기한 최승현. 사진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에서 타노스를 연기한 최승현. 사진제공=넷플릭스

최승현은 먼저 ‘오징어 게임2’의 출연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제작사를 통해 오디션 제의를 받았다”고 밝힌 그는 자신의 인생과 닮은 타노스를 보고 “선뜻 출연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저의 부끄러운 과거와 직면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고, 그 이미지가 박제될까 봐 망설여졌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제가 치러야 하는 대가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고도 털어놨다.

“고민 끝에 오디션 영상을 찍어서 제작사에 보냈고 황동혁 감독님과 두 세번의 대본 리딩을 거친 뒤 영상을 한 번 더 찍어서 보낸 뒤에 캐스팅이 확정됐어요. 타노스 역할이 아니었다면 제가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지 못했을 거라는 걸 잘 알아요. 저 또한 실패한 인생, 힙합 루저라는 한심한 캐릭터라는 점에서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실제 비슷한 전과가 있는 인물이 마약 중독으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고됐지만 최승현은 “고민도 있었지만 풍자적인 캐릭터이고 사회적 메시지도 줄 수 있는 캐릭터라서 연기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오디션 영상을 촬영하고, 황동혁 감독과 미팅을 하는 과정에서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다는 걸 진하게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최승현은 “수백 명이 넘는 배우와 제작진이 있는 가운데서 약을 먹는 장면을 찍을 때는 심리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인생에서 가장 부끄러웠던 상황에 직면해야 했다”던 그지만 “제가 맡은 역할의 숙제인 만큼 이걸 이겨내야 한다는 마음이었다”고도 덧붙였다.

그의 용기와 별개로 ‘오징어 게임2’ 공개 이후 최승현은 국내 시청자들로부터 냉혹한 평가를 받고 있다. 약에 취해 기행을 일삼는 인물로만 겉도는 아쉬운 연기력이 지적됐다. 그는 “연기는 대중이 평가하는 것이고 부정적인 평가가 있다면 그것 또한 제가 감내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이었다.

“핑계 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타노스가 실패한 힙합 루저이기 때문에 모든 장면을 ‘중2병’에 허세 가득한 캐릭터로 접근한 것은 맞아요. 황동혁 감독님이 타노스는 ‘몸만 컸지, 정신연령은 짱구 같은 친구‘라고 말씀해 줬죠. 약에 의존하는 만큼 지능도 붕어 정도이지 않을까 했어요. 굉장히 만화적이고, 도전적인 인물인 만큼 연기할 때 ‘나는 짱구다’라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 은퇴 암시? “어리석고 경솔했다”

최승현에 대한 비난은 ‘오징어 게임2’에 캐스팅됐을 때부터 시작됐다. 빅뱅의 멤버로 큰 사랑을 받았던 그가 범법 행위를 저지른 것에 대한 실망감이 컸고, 2019년에는 SNS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팬들과 설전을 벌이면서 연예계 은퇴를 암시하는 등 그의 미성숙한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또한 최승현의 ‘오징어 게임2’ 출연을 두고 그와 평소 인연을 맺은 이정재와 이병헌이 캐스팅에 관여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양측은 캐스팅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최승현은 “저라는 사람 때문에 선배님들이 오해를 받은 것에 대해 송구한 마음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은퇴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은퇴는 철회한 것이냐’는 직접적인 질문에 최승현은 “(은퇴를 언급했던)당시에 정말 무너져서 다시 일어날 힘도 없었고, 모든 걸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던 건 사실이었다”고 했다.

“제가 저지른 실수로 맞닥뜨렸던 시간들은 지옥처럼 어두웠습니다. 심리적으로 피폐해졌고, 자기혐오도 강했어요. 사랑하는 가족과 팬들에게 실망과 상처를 드린 죄책감이 컸죠. (은퇴 발언은)지금 생각하면 너무 어리석었어요. 경솔한 행동들이 많이 후회됩니다.”

자신을 향해 형성된 부정적인 여론에 대해 최승현은 “혹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20대 때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고, 영광을 누렸기 때문에 저에게 실망한 분들이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뼈저리게 후회하고, 평생 반성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최승현. 사진제공=THE SEED
최승현. 사진제공=THE SEED

● 빅뱅 멤버들 향해 “언제나 응원하는 마음”

‘오징어 게임2’ 이후 최승현은 음악으로 다시 한번 대중과 소통에 나설 예정이다.

공백 기간 동안 “집과 음악 작업실을 왔다 갔다 하며 7~8년을 보냈다”고 말한 최승현은 “음악을 만들 때만 숨통이 트이고 어둠 속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아직 말씀드리기는 이르지만, 조만간 음원을 발매할 계획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교롭게 ‘오징어 게임2’가 공개될 시기와 빅뱅 멤버들이 활동하는 시기가 겹쳤다. 지난해 11월 지드래곤, 태양, 대성은 ‘2024 MAMA 어워즈’ 무대에 올라 공연했다. 최승현은 “무대를 봤고, 너무 멋있었다”고 응원했다. 빅뱅으로서 다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있느냐는 질문에 “면목이 없다”고 답했다.

“빅뱅은 저에게 찬란한 추억입니다. 아름다운 기억이지만 저의 실수로 너무 큰 피해를 줬어요. 뭇매를 맞고 질타를 받는 건 저 혼자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팀을 떠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2022년 발매된 ‘봄여름가을겨울’이 빅뱅으로서 저의 마지막 프로젝트로 생각했죠. 요즘 (멤버들과)연락을 자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언제나 멤버들을 응원하는 마음입니다.”

최승현. 사진제공=THE S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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