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차혜영 기자]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블랙웰’에 대한 주요 기술 기업들의 주문 지연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상황이 삼성전자에게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업계 소식통들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메타 등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들이 블랙웰 칩 주문을 연기하거나 이전 세대 AI 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블랙웰 칩이 장착된 랙의 첫 번째 출하분에서 과열 문제와 칩 간 연결 결함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은 삼성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은 상반기 내 HBM3E 12단과 HBM4(6세대)에 대해 생산준비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어 블랙웰 지연이 전화위복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의 품질검증(퀄테스트)을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삼성 HBM에 대해 “새로운 디자인을 설계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설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이미 엔비디아에 HBM3E를 사실상 독점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HBM3E 12단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했으며, 블랙웰 출시 지연으로 인한 실적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400조원 규모의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확충 계획으로 인해 블랙웰 주문량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HBM3E 납품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려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는 AI 칩 시장의 경쟁 구도와 공급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기술적 문제 해결 속도와 삼성전자의 HBM 성능 개선 여부가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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