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으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수사기관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구치소에서 긴 밤을 보냈다.
윤 대통령을 태운 경호 차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출발한 지 약 7분 만인 이날 오후 9시 49분께 체포영장에 적시된 구금 장소인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정부과천청사로 호송될 때와 마찬가지로 수사기관 차가 아닌 경호처 차를 이용했다. 차에 탑승한 채로 정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차에서 내려 입소하는 모습이 언론 등 외부에 노출되지는 않았다.
이날 정부과천청사 앞은 윤 대통령 지지 집회 참가자들로 북적였으나 서울구치소 앞에는 취재진 외에 별다른 인파가 모이지 않았다. 구치소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포착된 윤 대통령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감돌았다.
공수처는 이르면 16일 오전 중 윤 대통령을 다시 과천청사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이 이날 오후 법원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해 일정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공수처는 16일 오후나 늦어도 17일 오전에는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서울구치소 내 구인 피의자 대기실에 홀로 머물 예정이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신변 보호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다른 피의자와 함께 머물기 어려운 데다 원래 서울구치소에 일시 구금되는 피의자가 많지 않아 일반인도 대부분 해당 공간을 혼자 사용한다고 교정시설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 공간에는 화장실과 텔레비전, 이불 등이 구비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침대는 없지만 바닥은 따뜻하게 보온이 된다고 한다.
구속영장이 발부돼 정식으로 독방에 배정되거나 석방되기 전까지 윤 대통령은 공수처와 구치소 대기실을 오가며 생활하게 된다.
대통령경호처는 현직 대통령의 경호·예우 보장을 위해 이날 구금 직전까지 서울구치소와 사전 협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구치소 내에서도 윤 대통령 경호가 이뤄지는지 등에 관해서는 “경호 관련 내용은 보안 사항”이라며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16일 아침 서울구치소 식단은 시리얼과 삶은 달걀, 견과류, 우유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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