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尹, 대한민국 무법천지 만든 중범죄자”
관저 찾은 여당엔 “내란수괴의 하청기관 자처”
이재명 “안타깝다…이제 민생·경제 집중할 때”
野 잠룡들도 “내란종식·경제재건에 힘 합쳐야”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체포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체포 직후 ‘구속수사’를 요구하고 나섰고, 체포 직전 관저를 찾은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을 향해서는 “내란수괴 하청기관을 자처한 자들”이라고 규정했다. 민주당이 대통령 체포를 고리로 대여 공세에 고삐를 당기는 모양새다.
15일 오전 10시 33분, 윤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에 체포됐다. 현직 대통령이 체포된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지난해 12월 14일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뒤, 수사기관에 체포영장 집행을 압박하던 민주당은 윤 대통령 체포 직후 즉각 ‘구속 수감’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석열은 헌법과 법률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으로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물론, 공권력의 법 집행을 무력으로 방해하며 대한민국을 무법천지로 만든 중대범죄자”라며 “공수처는 윤석열을 구속 수사해 내란 사태의 전모를 낱낱이 밝혀내고 책임을 엄정하게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불법이라며 항의하기 위해 한남동 관저로 몰려간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서는 “저열한 수준이 매우 한심하고 참담하다”며 “내란수괴를 지키려고 법도 무시하며 무법천지를 만드는 데 일조한 이들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갈했다.
개별 의원들은 한 차원 강도 높은 대여 공세를 이어갔다. 강성파로 분류되는 민형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끝까지 ×랄발광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라며 “‘법이 무너졌다’는 그의 ×소리도 끝이다. 모든 ‘짐승의 시간’도 그와 함께 소멸하길”이라고 적었다.
양문석 의원도 “내란폭동 수괴와 그 동조자들이 아무리 발악하며 세상을 향해 온갖 거짓을 선전선동하더라도, 비록 더디지만 국민 뜻대로 세상은 앞으로 간다”며 “보고자 하는 눈을 감고, 듣고자 하는 귀를 막은 너희들의 죄업만 쌓일 뿐이고, 법적 처벌의 수위만 높아질 뿐”이라고 주장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스스로 내란수괴의 하청기관을 자처한 자들이 국민의힘에 수두룩하다”며 “내란수괴가 짓밟은 헌정과 법치를 공수처와 경찰이 겨우 복원하는 와중에 격려는 못할망정 하청기관이라니, 적반하장이 윤석열급”이라고 비판했다.
한병도 의원도 “(계엄을 논의했던) 주요 임무 종사자들이 수사기관이나 국회에서 증언한 것은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이렇게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 어떻게 구속·기소를 안 하겠느냐”라며 “증거가 너무 차고 넘치기 때문에 구속영장 발부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 체포 직후 관련 발언을 자제했다. 이 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제 신속하게 헌정질서를 회복하고 민생과 경제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예정된 공개 최고위원회의 일정 등을 모두 취소했고, 의원총회에서도 발언을 삼갔다.
당내 잠재적 대권주자들은 차분한 어투로 이번 사태를 진단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내란 종식’의 중대 고비를 넘어섰다. 앞으로는 ‘법치의 시간'”이라며 “이제 시급한 것은 ‘경제의 시간’이다. 더 이상 내전과도 같은 진흙탕 싸움은 안 된다. 내란종식과 경제재건에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법치주의 대한민국에서 그 누구도, 어떤 권력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 체포는 법 앞에 성역이 없다는 헌법정신의 구현이다. 이제 둘로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추스를 차례”라고 적었다.
아울러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이제 불확실성을 하나 해소한 셈이다. 계엄과 내란 수사, 탄핵은 이제 법적 절차에 맡기고 대한민국은 미래로 가야 한다”며 “폭넓은 ‘민주주의 연대와 민생경제 연대’가 필요하다. 근본적인 정치·경제·사회 대개조, 대한민국 재설계를 위한 새판 짜기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수처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체포 시점부터 48시간 이내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할 경우 윤 대통령은 석방된다. 다만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강행하고도 혐의 입증에 실패해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수사 동력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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