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올해는 두 형을 한번 제쳐 보겠습니다.”
박동원(35, LG 트윈스)이 작년에 놓친 포수 골든글러브에 다시 한번 도전할 것을 선언했다. 15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박동운은 위와 같이 얘기했다. 박동원은 2024시즌 130경기서 타율 0.272 20홈런 80타점 58득점 OPS 0.810 득점권타율 0.270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박동원은 지난해 KBO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포수 수비상을 생애 처음으로 차지했다. 여세를 몰아 골든글러브에 도전했으나 강민호(40, 삼성 라이온즈)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강민호는 191표, 득표율 66.3%를 기록하며 89표, 득표율 30.9%의 박동원을 여유 있게 제치고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이로써 포수 골든글러브는 2010년 조인성 이후 14년간 양의지와 강민호의 양분이 이어졌다. 공수 완성형 포수인데다 풍부한 경험, 노련미까지 더한 이들의 벽을 그 누구도 깨지 못했다. 박동원이 작년엔 충분히 깰 만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더구나 양의지가 잔부상으로 이닝수가 부족해 모처럼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삼성의 통합 준우승을 이끈 강민호의 활약이 대단했다.
박동원은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지만, 강민호와 경쟁을 펼친 것 자체에 만족했다. 그는 “솔직히 표 차이가 많이 났다. 그런데 솔직히 못 받을 것이라고 약간 예상했다. 그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충분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내가 못 받았지만, 민호 형이 정말 내게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 올해는 그 두 형을 한번 제쳐 보겠습니다”라고 했다.
흥미로운 건 강민호도 골든글러브 시상식 당시 자신이 못 받을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박동원은 “민호 형은 계속 자신이 못 받을 것이라며 위로해주더라. 나도 내가 못 받을 것 같다며, 형 축하해주러 왔다고 말했는데 본인은 끝까지 안 믿더라고요. 정말 멋있게 축하해줬다”라고 했다.
박동원은 양의지, 강민호에게 다시 한번 도전장을 던지면서도 두 선배를 예우했다. “민호 형은 국가대표도 많이 했다. 의지 형도 마찬가지다. 정말 후배들을 위해 많은 것을 해줬다. FA로도 큰 금액을 받은 선수들이다. 그 형들이 잘 해줬기 때문에 저희 같은 후배들도 가치가 올라갈 수 있었다. 형들 옆에 내 이름이 있었다는 것 자체로 감사한 일이다. 그걸로 충분히 만족한다”라고 했다.
연말 수비상, 골든글러브 레이스에서 양의지와 강민호를 제치려면 개인 성적, 기록에 치중해야 할까. 절대 아니다. 박동원은 “일단 우승을 해야 한다. 우승을 해보면 우리 선수 모두가 잘 하니까 하는 것이다. 그러면 개인성적도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사실 격세지감이다. 박동원은 과거 키움 히어로즈 시절엔 이지영(SSG 랜더스)과 안방을 양분하기도 했다. 2022년 KIA 타이거즈 트레이드는, 본인이 직전 비 시즌에 키움에 요청한 게 발단이었다. 그는 LG에서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것이 전혀 힘들지 않다고 했다. “그 전엔 수비를 못 나가서 힘들었는데, 그것보다 힘들지 않다. 지금은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경기에 임하고 있다”라고 했다.
양의지는 양의지대로 부활을 노린다. 강민호는 골든글러브 2연패에 도전한다. 당연히 둘 다 팀의 좋은 성적을 바라본다. 박동원도 우승과 골든글러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15일 스프링캠프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로 출발했다. 그는 “선발대로 한번도 가본 적은 없었는데, 선수들과 같이 가니까 시차 적응하기가 힘들더라. 먼저 가면 좀 나을 것 같다. 작년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먼저 가게 됐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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