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정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수사처에 체포된 15일 국회에서는 ‘12·3 계엄 내란 사태를 통해 드러난 한국 국방의 문제점과 극복 방안’을 진단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를 주최한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12·3 불법 계엄·내란 사태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군사 쿠데타가 언제든 시도될 수 있다는 위험성과 취약성을 확인했다”며 “특히 국방 영역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극복 방안을 찾기 위해 토론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 토론회는 박선원 의원실과 「뉴스토마토」, 「오마이뉴스」, 「매일노동뉴스」가 함께 열었다.
발제를 맡은 여석주 전 국방부 정책실장은 ‘12·3 사태에 대한 안보적 관점-국군 통수체계의 취약점과 개선 대책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문제를 제기했다.
해병대 출신인 여 전 실장은 발제에 앞서 국민 모금으로 지어진 해병대사령관 공관이 있던 한남동 뒷산에서 최근 윤 대통령 체포를 놓고 벌어진 혼란에 대한 해병대 전우들의 분노와 비통함을 전했다.
그는 “합참의장과 참모총장의 통제 범위 밖에 있으며 국방부 장관이 직접 지휘하는 부대들이 친위 쿠데타를 기도하는 세력에게 매력적인 도구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국방부 장관이 직접 지휘하는 소위 ‘국직 부대’가 각각의 사유로 증가했고 문재인 정부 초기에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했으나 내외부 반발로 성공하지 못했다”며 “친위쿠데타를 포함한 유사 사태 재발을 방지하고 국군통수권 체계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기 위해 이러한 부대에 대한 지휘체계·편성·운용 등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병욱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는 “헌법을 위반하는 자에게 충성하면서 헌법에 충성할 수는 없다”는 ‘미국 육군 리더십·교리’를 소개하는 것으로 발제의 문을 열었다.
그는 ‘국민의 군대로의 지향과 과제’란 발제를 통해 “계엄 사태를 통해 군의 내부 지휘 체계와 복종 문화가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으며 군의 정치적 중립성과 민주적 통제가 심각하게 도전받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군의 핵심가치, 장교 양성 체계, 정신전력, 인사 제도 등 전반에 걸친 군 개혁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 교수는 인사 제도와 관련해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독점하는 군 인사권 때문에 상관에 대한 맹목적 복종과 군의 정치 종속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미국 제도를 참고해 우리도 군 고위 직위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국회 인준 등 국회 통제 장치를 확대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병조 국방대 교수는 “지난해 12월3일 밤 계엄 선포 뒤 해제까지 6시간 어간에 벌어진 일은 해프닝으로 치부할 수 없는 사건”이라며 “우리 사회가 권위주의 체제에서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하고 변환하는 과정에서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응축되어 모습을 드러낸 사건”이라 정의했다.
그는 ‘민주적 민군 관계로 발전하기 위한 개혁 구상-정치, 군대, 시민사회의 역할을 중심으로’라는 발제를 통해 “문민정부 이래 여러 정부가 국방 문민화를 추진했지만, ‘선출된 정부의 지시를 따르면 민주적 민군관계가 완성되었다’고 보는 1세대 민주적 민군관계론의 내재적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의 분석을 빌면 평생 군인으로 복무하다 전역한 인사를 국방부 장관에 기용해놓고 문민화가 달성됐다고 간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볼 수 있다. 김 교수는 2세대 민주적 민군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정치와 군대, 시민사회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토론 사회를 맡은 박창식 뉴스토마토 K국방연구소장은 “5·16이나 12·12. 5·17과 달리 군대와 군인이 주도하지 않은 정변이자 국방 본연의 임무에 어긋나는 일임에도 군 지도부와 군대가 왜 이리 허무하게 동원됐을까”란 의문에서 출발한 토론회 기획 취지를 소개했다.
박 소장은 “계엄 내란 사태를 통해 드러난 국방 영역의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을 교육과 인사, 부대 구조, 군대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가칭 ‘국민의 군대 제도화 추진위원회’ 같은 공론화 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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