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김도영은 아직 어리지만 정말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나도 나이가 있는 편이지만…”
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35)은 2024시즌에 좀 주춤했다. 햄스트링과 손목이 좋지 않아 108경기밖에 못 나갔다. 타율 0.254 10홈런 59타점 67득점 17도루 OPS 0.761.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아주 빼어난 성적도 아니었다. 수비 지표에서도 후배들의 거센 추격을 허용했다. 결국 유격수 수비상과 골든글러브를 박찬호(30, KIA 타이거즈)에게 넘겨줬다.
오지환은 작년의 부진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15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로 떠났다. 본진보다 약 1주일 정도 먼저 스프링캠프지에 가서 몸과 마음을 다스리기로 했다.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그는 “겨울이 길었다. 부상이 있다 보니 팀에 많이 미안했다. 부상도 개인적인 일이니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진짜 많이 연습하고 있다”라고 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체계적으로, 철저히 해야 부상을 예방한다. 오지환은 “잔부상이 많다 보니 코어 중심으로 훈련을 많이 했다. 중량, 무게를 늘려가면서 비중을 높였다. 애리조나에 가면 기술훈련도 할 것이다. 지금 몸 상태는 100%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까, 이런 생각만 한다”라고 했다.
오지환이 주춤한 사이 박찬호는 물론이고 박성한(27, SSG 랜더스)이 급추격했다. 오지환은 여전히 한국 최고의 유격수지만, 이젠 박찬호, 박성한과 거의 대등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주원(NC 다이노스), 이재현(삼성 라이온즈) 등 더 젊은 유격수들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오지환은 “경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좋다. 그 선수들이 잘하니까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유격수라는 가치가 커지고 있기도 하다. 다들 한 시즌 건강하게 보내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늘 발전할 수 있는 선수, 뭔가 가치 있는 선수가 돼야 한다. 20홈런을 쳤으면 25홈런을 쳐야 하고, 25홈런을 쳤으면 30홈런에 도달하고 싶은 건 선수라면 당연한 목표다. 뭔가 더 나은 시즌을 보내고 싶다”라고 했다.
특히 오지환은 포지션은 다르지만, 2024시즌 KBO리그 최고의 타자 김도영(22, KIA 타이거즈)의 맹활약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는 “김도영은 아직 어리지만, 정말 멋있는 퍼포먼스를 어린 나이에 보여줬다. 난 나이가 있는 편이지만, 저 정도 수치를 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늘 꿈꾸고 여전히 갈망한다”라고 했다.
오지환이 김도영처럼 하겠다가 아니라, 김도영처럼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욕심과 갈망이 있다는 얘기다. 오지환은 올해 LG의 정상복귀와 함께 최고 유격수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어한다. 남들보다 빠른 스프링캠프 출국에 그 강렬한 의지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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