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경호차장 직무대리)이 김건희 여사의 환심을 사기 위해 경호처 직원들에게 관저에서 키우는 대통령 반려견 옷을 구입하게 하고 장기자랑을 시키는 등 업무와 무관한 일들을 하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차장이) 관저에서 키우는 반려견들 옷을 경호관들이 구입하게 했으며, 반려견 옷에다 관계기관 마크까지 새겨서 선물하기도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야당에서 ‘김건희·김용현 라인’으로 지목한 대통령 경호처 내 ‘강경파’의 핵심 인물인데, 윤 대통령 부부가 키우는 반려견을 위해 경호처 마크가 새겨진 옷을 ‘상납’한 게 윤 대통령 부부의 환심을 산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또 “윤 대통령 내외 휴가 기간 때 (김 차장이) 경호처 직원들을 무리하게 동원했다”며 “노래방 기계를 설치한다거나 폭죽놀이를 하는데 폭죽을 사 오라고 시킨다거나 이런 사사로운 일에도 경호관들을 동원했다는 제보들이 쏟아지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대통령 내외) 생일 같은 날에 직원들에게 일종의 장기 자랑을 시켰다고 한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이날 경호처 내부 직원이 보내온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이 직원은 “경호처 직원들은 윤석열씨의 대통령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현재 열악한 근무 여건하에서도 신의로서 참아내며 직업적 소명 의식을 가지고 여기까지 버텨왔다. 그러나 경호처 직원들에게 윤석열씨가 본인의 체포를 막기 위해 무기를 사용하라고 지시한 상황에 대해서 당신을 경호하고 있는 경호처 직원들에게 믿을 수 없는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호처 직원들뿐만 아니라 체포영장을 재집행하는 경찰들도 한 가정의 가장이자 누군가의 자랑스러운 아들과 딸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대통령의 의무이자 도리라고 알고 있다. 경호처는 피경호인에 대한 의무와 도리를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윤석열씨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경호처 강성 지휘부를 멀리하고 국민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여 달라”고 했다.
한겨레 고한솔 기자 /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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